경제
녹십자, 국내 혈장분획제제 1위 기반으로 북미시장 진출 `박차`
입력 2017-01-17 11:24 

녹십자가 북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국내 혈장분획제제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이미 12가지 혈장분획제제를 5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브라질 정부 입찰에서 면역결핍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을 2570만 달러 규모로 수주하기도 했다.
혈액 속의 혈장 단백질을 분획해 제조하는 혈장분획제제는 환자의 혈장 증량·면역 증진·혈우병 치료 등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사람의 혈장을 분획 또는 정제해 제조된 것을 유효성분으로 하기에 제품 차별화 요소는 제한적이며 혈장수급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녹십자는 약 10조원에 달하는 혈액분획제제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진출을 위해 캐나다 몬트리올에 100만ℓ 생산능력을 보유한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설립했다. 이에 따라 신공장이 본격 가동하는 2019년에는 기존 중국 30만ℓ 공장과 국내 오창공장(작년 70만ℓ에서 140만ℓ로 증설) 등 연간 총 270만ℓ 규모의 혈장처리능력을 보유해 글로벌 5위 수준에 올라 설 전망이다.

녹십자는 미국 현지법인 GCAM(Green Cross America)을 통해 미국 내 자체 혈액원을 총 9곳 확보했으며, 이에 따라 연간 최대 45만ℓ에 달하는 원료 혈장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오는 2020년까지 미국 내 혈액원을 30곳으로 확대해 연간 100만ℓ 이상의 원료 혈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녹십자는 또 캐나다 현지법인 GCBT(Green Cross Bio Therapeutics)를 통해 생산된 의약품을 현지 구매기관에 공급하기로 캐나다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북미에 설립한 바이오 의약품 공장의 의약품 생산대행(CMO) 계약을 토대로 향후 혈액제제공급·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의 수출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공략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캐나다는 인당 IVIG(면역 글로불린 제제) 소비 세계 1위 국가로, 혈장분획제제에 대한 수요는 높은 반면 자국 내 혈장분획제제 회사가 없다"며 "녹십자는 캐나다 정부차원에서 공장 건설에 무이자 차입금 지원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 차원에서 혈장분획제제를 구매하는 미국에 대한 영업과 캐나다 신공장 가동에 맞춘 캐나다 보건당국 허가 등은 녹십자의 남은 과제다.
녹십자 관계자는 "퀘백 주의 혈액 구매기관에 자사 제품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등을 공급하는 계약은 캐나다 정부와 이미 체결했으나 보건당국(Health Canada)의 허가는 신공장 가동에 맞춰 완료할 계획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의 경우 우리나라 적십자처럼 혈장분획제제 사업을 정부에서 주관하는 데 비해 미국은 민간보험회사에서 관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이들을 상대로 한 개별적인 영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녹십자는 지난 2015년 11월 말 미국 FDA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에 대한 허가신청을 냈으며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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