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중현금 100조 풀려 사상 최대지만 돈은 안 돌아
입력 2017-01-17 08:33 

한국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면서 지난해 시중에 풀린 현금이 1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돈이 도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예금회전율이나 통화승수는 역대 최처 수준에 머물고 있어 통화정책의 효과는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에 풀려 유통되고 있는 현금의 총량을 의미하는 화폐발행잔액은 작년 말 현재 97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100조원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말의 86조8000억원보다 10조6000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통화량 증가는 5만원권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년간 5만원권 발행량은 23조원으로 2009년 발행 후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5만원권은 작년 1년간 11조원이 환수됐고 연말 현재 잔액은 75조8000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대에 달했다. 작년 말 5만원권의 잔액은 1년 전보다 11조5000억원 늘었다.
5만원권을 제외한 지폐와 동전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었다. 1만원권 지폐는 작년 말 잔액이 16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원이 줄었다. 5000원권은 1조3000억원, 1000원권은 1조5000억원으로 1년 새 큰 변동이 없었고 동전의 잔액도 별 변동이 없었다.

현금뿐 아니라 예금잔액 등을 합친 광의통화(M2)는 작년 11월 말 현재 2406조3935억원(평잔·원계열 기준)에 달해 2400조원 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하지만 돈이 얼마나 잘 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들은 역대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원통화가 통화량을 얼마나 창출하는 효과를 냈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승수(M2/본원통화)는 작년 11월 현재 16.7로 집계돼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통화의 유통속도(국내총생산/M2)도 작년 3분기 현재 0.69까지 하락해 역시 역대 최저 기록이었다.
예금회전율도 작년 11월 현재 3.8회로 집계돼 한 달 전보다는 0.2회 상승했지만,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0.3회, 저축성예금 회전율은 1.2회였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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