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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예고’ 바람…이승엽·이호준 정상서 떠날 채비
입력 2017-01-17 06:00 
이승엽(좌)과 이호준(우)는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 은퇴를 예고한 것이 눈여겨 볼만하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2017년 프로야구에서 야구팬들은 떠날 채비를 하는 두 베테랑 거포의 마지막을 지켜본다.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은 일찌감치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6년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FA(자유계약선수)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은퇴를 시사했고 현재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이다. ‘큰 형님 이호준(41·NC)도 은퇴를 예고했다. 그는 16일 구단 시무식에서 (은퇴) 시기를 잡고 있었는데 지금이 좋을 것 같았다. 박수칠 때 떠나고 싶었다”고 했다. 이호준은 이제 자신의 24번째이자 마지막 시즌을 준비한다.
메이저리그(MLB)나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스타플레이어의 은퇴 예고는 꽤 볼 수 있다. 가깝게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데이빗 오티즈(전 보스턴)가 있다. 각 구장을 돌며 고별 경기를 치르고 상대팀은 원정팬들과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스타의 은퇴를 축하한다.
물론 프로야구에서 은퇴 예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캐넌 히터 김재현(전 한화 코치)은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09년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2010년을 뛰고 은퇴하겠다고 했다. 당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프로농구에선 서장훈(43·전 kt)이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한 바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수놓은 박세리(40)도 은퇴를 예고했고 지난해 성대한 은퇴식을 치렀다.
이승엽과 이호준의 은퇴 예고가 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이 여전히 정상급 실력을 보여주기 때문.
이승엽은 지난해 142경기에서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으로 2012년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한일 통산 600홈런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이호준은 119경기에서 타율 0.298 21홈런 87타점으로 중심타선급 활약을 펼쳤다. 여러 부문에서 최고령 기록을 세우고 있다.
정상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걸음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 현역에서 가능한 한 오래 뛰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마지막이 아쉬운 경우가 많았던 이유다. 기량이 쇠퇴하면서 팬들에게 조금씩 잊힐 무렵에야 비로소 은퇴를 생각한다. 최근에는 구단과의 갈등으로 선수의 현역 연장의 의지가 있었음에도 강제로 은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국에선 아직 스타의 은퇴 예고가 익숙하진 않다. 그러나 이승엽과 이호준의 은퇴 예고는 향후 종목을 망라하고 은퇴를 앞둔 선수들에게 새 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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