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톡톡 튀는 보고서] "행동주의 헤지펀드, 현대차·LG생건 노릴수도"
입력 2017-01-16 17:34 
2015년 여름, 엘리엇매니지먼트라는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을 반대하며 주식시장을 발칵 뒤집었다. 올해도 한국 기업들이 엘리엇 같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16일 '행동주의 펀드-첫 타깃은 대기업집단'이라는 보고서를 내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기업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남 연구원은 "활동 범위가 확대되고 전략도 세밀하고 계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국내 대기업집단으로 쏠릴 것"이라며 "국내 대기업 그룹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자본주의 원리에 노출되지 않았고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데 반해 최대주주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50.8%, 47%다. 이에 비해 최대주주 지분율은 각각 18.4%, 18.5%에 불과하다.

현대차 역시 외국인 지분율이 43.4%로 높은 반면 최대주주 지분율은 28.2% 정도다.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율과 최대주주 지분율은 각각 52.3%, 10.6%로 차이가 크다.
남 연구원은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지배구조가 취약한 가족기업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했던 세븐앤드아이홀딩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퇴진 사건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15년 10월 미국 행동주의 펀드 '서드포인트'는 세븐앤드아이홀딩스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2016년 3월 서드포인트는 스즈키 도시후미 회장이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것을 반대했고 이사회는 서드포인트의 손을 들어줬다. 남 연구원은 "주주들마저 신임 회장으로 서드포인트가 지지한 이사카 류이치 사장에게 손을 들어줬다"고 덧붙였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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