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망업체 파산·구조조정에 드론산업 거품론 수면 위로
입력 2017-01-16 15:39 

배달, 농업, 항공 촬영 등에 활용되며 비즈니스 혁신 아이템으로 손꼽힌 '드론(Drone)' 산업에 대한 '거품론'이 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유망 드론 스타트업이 추가 투자를 못받고 파산하는가 하면, 글로벌 드론 업체로 꼽히던 프랑스 패럿도 인력의 3분의 1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 소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사람을 따라오는 드론을 만들어 유명해진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릴리 로보틱스(Lily Robotics)가 폐업을 선언했다.
릴리 로보틱스의 드론은 지난 2015년 5월 리모콘을 사용하지 않고도 사용자를 따라오며 촬영하는 방식('던지고 촬영한다')의 영상을 유튜브에 선보인 뒤 킥스타터 크라우드 펀딩으로 3400만달러(약 402억원)의 자금을 모았으며 약 6만개의 선주문을 받아 화제가 됐다.

크라우드 펀딩 당시 2016년 2월에 첫 제품이 출시된다며 홍보했지만 1년이 지난 뒤에도 실제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설비를 만들지 못했고 배송비 등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서 아예 사업을 접게 됐다. 릴리 측은 "환불하겠다"고 했지만 '가짜 영상'으로 자금을 모았다는 의심을 사면서 소송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드론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꼽힌 프랑스의 '패럿(Parrot)'도 매출 부진을 이유로 290명의 직원 가운데 3분의 1을 해고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4분기 매출이 8500만유로(약 1000억원) 였는데 애초 목표였던 1억유로(약 1261억원)에 미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패럿측은 "개인용 드론 부문의 수익성이 계속 하락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사업을 지속해나갈 수 없다"고 구조조정의 이유를 밝혔다.
패럿은 개인용 드론 제품군을 축소하고 산업용 드론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로 했다.
상황은 다르지만 구글도 드론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인 '프로젝트 타이탄'을 중단하기로 했다.
타이탄 드론은 윗면에 태양 전지판을 장착, 통신 서비스뿐만 아니라 실시간 고해상도 이미지의 촬영 등도 계획 됐는데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게 됐다.
포브스 등은 이 같은 드론 산업의 이른 구조조정은 한번은 겪어야 할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면서 끼었던 거품이 빠지는 단계라는 것이다.
개인 취미용 '컨슈머 드론'의 경우, 중국 DJI가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면서 후발 주자들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DJI는 한발 빠른 제품 출시와 공격적 가격 인하로 시장을 장악했다.
드론 활용 인프라 서비스 분야도 아마존 드론 배송처럼 아직 '시범 서비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드론 배송의 경우 최장 비행 시간이 30분, 무게도 2.3Kg 수준이다. 드론 기술 수준이 향상되고 활용도가 높아질 때 까지 '드론의 겨울'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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