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살처분 여파로 사료업계 `휘청`
입력 2017-01-15 15:35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해 살처분한 가금류가 30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사료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확한 피해액 통계는 이달 20일께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는 올해 안에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사육 두수 감소가 사료업계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사육 두수가 20% 줄어들면 소모되는 사료 양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드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재고 등 다른 요소에 의해 영향받기도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육 두수가 사료 소모량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농림부가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육계 1마리를 기르는 데 드는 사료비는 약 1200원가량이다.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살처분된 3000만 마리의 가금류로 인해 360억원 어치의 사료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 가금류의 종류와 생장 시점에 따라 사료 급여량과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 추산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매출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사육 두수 회복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예측조차 어렵다. 지난 11일 경기도 양주 등 4곳의 농장이 추가로 AI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여전히 AI가 종식되지 않고 있으며, AI 발생 농가에 다시 가금류를 들여와 기르기(재입식)까지는 기간이 추가로 필요하다. 농림부 관계자는 "과거 AI 발생 사례를 살펴보면 재입식까지 보통 3개월, 길면 4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며, "사육 두수를 단기간에 회복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AI 발생 농가 중 재입식 과정을 밟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으며,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된 곳도 고작 4곳에 불과하다.
사료업계 관계자는 "번식용 닭(산란종계)이 많은 경기·충청권에서 AI가 많이 발생해 타격이 컸다"며, "단계적으로 회복하겠지만 올해 안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살처분된 달걀 생산용 닭(산란계, 2300만)을 다시 키우려면 병아리가 필요한데, 그 병아리를 공급하는 번식용 닭이 50% 이상 살처분됐기 때문이다. 번식용 닭 보충에도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재입식 기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1년은 지나야 사료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까지 살처분된 닭 중 번식용 닭은 43만 7000마리가 살처분됐지만, 사육 두수 대비 51.5%를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이 줄어들었다.
국내 사료업계는 주된 원료인 미국산 옥수수 가격이 하락해 원가 절감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었다. 그러나 11월부터 AI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자 원가 절감 등 기대보다는 수요 급감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11일까지 살처분된 닭은 2680만(사육대비 17.3%)마리, 오리는 245만(28%)마리, 메추리 등은 245만(16.4%)마리로 도합 3170만마리를 넘어섰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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