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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 이승엽이 신인들 질문에 진땀 흘린 사연
입력 2017-01-13 14:57 
국민타자 이승엽(사진)이 2017 신인 오리엔테이션 현장에 찾아 신인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남겼다. 이날 이승엽은 신인 선수들의 당찬 질문에 진땀을 뺐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천하의 국민타자가 신인들 때문에 당황했다? 프로 새내기들을 상대로 강연에 나선 이승엽(42·삼성)이 후배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진땀을 뺐다.
이승엽은 13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2017 신인 오리엔테이션 현장을 찾아 130여명의 새내기들에게 의미 있는 강연을 펼쳤다. 이승엽은 이날 현장에서 약 40분간 자신의 야구인생과 철학, 경험담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레전드와의 만남기회를 신인들 역시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모두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대선배의 값진 이야기를 빠지지 않고 경청했다. 그 자리에는 이승엽을 진땀 빼게 만든 송곳 같은 질문도 있었다.
먼저 ‘바람의 아들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로 유명한 넥센 신인 내야수 이정후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승엽에게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의 차이점을 질문했다. 프로무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해외리그까지 경험한 이승엽에게 알맞은 맞춤 질문.
이승엽은 한국은 가족적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국은 정면승부가 주를 이루지만 일본은 피해가는 승부가 많다. 생각 자체가 다르다. 일본에 갈 때는 부푼 마음을 먹었었는데...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벽이 높았다”고 당시 느낀 성공과 실패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한화 투수 김진영이 이승엽에게 삼성맨으로서 어떤 부분에 자부심을 느끼는지 질문했다. 이승엽은 대구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부터 삼성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동경했던 팀에서 뛰어서 행복했다. 야구선수 이승엽보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라는 말이 더 듣기 좋았다”며 팀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답을 했다.
김진영은 이승엽의 소속팀 후배 구자욱의 약점이 무엇이냐며 분위기를 띄울 당찬(?) 질문을 이어갔고 이를 들은 이승엽은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제가 본 구자욱은 약점이 없다. 야구에 대한 욕심이라든지 자신감이 너무나 좋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것”라며 정면승부를 해야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다”고 은근 투수 김진영과 타자 구자욱의 승부를 기대하게 만드는 베테랑다운 현답을 선보였다.
이승엽(사진)은 프로에 첫 발을 내딛는 신인 선수들에게 강인함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이어서 마이너리그 유턴파이자 30대 늦깎이 신인 남윤성(SK)이 이승엽에게 20년 넘게 프로생활에서 축적한 몸 관리 비법을 질문했다. 이승엽은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강인한 마음을 가져라. 100개를 쳐서 부족하면 200개 치도록 훈련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 한계를 느낄 때는 훈련을 더 늘려라”고 경험에서 나오는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은 강연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신예들의 예리한 질문에 진땀을 뺐다고 활짝 웃으며 준비하는 것 보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했다. 제게도 의미 있고 유익한 시간”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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