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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구의 연예열전] AOA·우주소녀·에이프릴…`도깨비`를 넘어라
입력 2017-01-13 14:27  | 수정 2017-01-13 17:5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실력을 갈고 닦은 걸그룹들이 새 앨범을 발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 MBC '무한도전-위대한 유산' 등 넘어야 할 상대도 만만치 않다.
최근 음원차트에서는 '도깨비' OST가 1위부터 상위권을 꿰찼다. 에일리 크러쉬 찬열 소유 에디킴 샘김 어반파카파 등 가요계에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OST에 참여했다.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도깨비' 상승세에 쟁쟁한 가수들이 힘을 보태 드라마뿐만 아니라 음원도 순항 중이다.
도깨비 OST가 있는 작은 틈들은 '무한도전-위대한 유산' 음원이 메웠다. 황광희·개코 '당신의 밤', 하하·송민호 '쏘아', 양세형·비와이 '만세'가 '도깨비' OST와 20위권을 나눠 가졌다. 음원이 공개할 때마다 화제가 된 '무한도전'이 이번에도 차트에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연말 방송 시상식이 끝난 뒤인 올해 초부터 걸그룹들은 연이어 새 앨범을 발표하고 있다. AOA가 지난 2일 첫 번째 정규앨범 '엔젤스 노크(ANGELS KNOCK)'를 공개했고, 에이프릴 우주소녀 소나무 헬로비너스 드림캐쳐가 줄줄이 신보를 발매했다. 걸그룹들이 기대를 품고 활동을 시작했으나 '도깨비' '무한도전-위대한 유산' 벽에 막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데뷔한 AOA는 4년 5개월 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1~5여곡에 수록된 싱글·미니앨범을 발표하다가 총 10곡이 수록된 앨범을 제작했다. '짧은 치마' '사뿐사뿐' '심쿵해' '굿럭' 등으로 인기 그룹이 된 팀의 활동을 정리하면서 재도약을 준비할 만한 앨범이다.
'익스큐즈 미(Excuse Me)' '빙빙'을 더블타이틀곡으로 내세우면서 2017년 활동을 시작한 것도 첫 정규 앨범이라는 의미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 곡들보다 아쉽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음원 성적에서는 부침을 겪었다. AOA는 첫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그동안 쌓아온 인기와 음악방송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이어져 반등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
에이프릴 우주소녀 소나무는 이번 앨범의 콘셉트와 노래가 지난 앨범보다 발전했다는 평을 듣고 있으나 성적에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팀의 색깔이 차츰 뚜렷해지면서 가능성을 조금씩 내다보고 있다. 헬로비너스는 지난해 광고계에서 활약한 나라를 앞세워 화제성과 팀의 인지도를 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걸그룹들의 음원 성적이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소속사 내부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전작보다 음원 순위가 잘 오르지 않아 아쉽다"며 "음원 소비 패턴이 과거와는 달라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음원차트 상위권은 큰 변동 없이 순위가 유지되는 모양새다. 음원을 싹쓸이할 만한 대형가수가 나오지 않은 것도 있지만, 전파를 타고 전달된 OST가 시청자에게 호소력있게 파고들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름을 알려야 하는 신인급 그룹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위기에서 화제성을 잡기도 쉽지 않다. 관계자들은 현재 사회가 신인 가수들에게 관심을 충분히 쏟을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도 이전과 다른 한계가 있고, 음원을 듣는 이들도 새로운 음악보다는 기존 곡을 듣는 편이다.
일각에서는 쏟아지는 걸그룹마다 차별화된 음악이나 콘셉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한 걸그룹이 특정 콘셉트를 선점하면, 다른 걸그룹들은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히트곡을 쓴 작곡가나 신인 작곡가가 앨범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한정된 한국 가요계에서 팬들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그룹의 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도 걸그룹들의 외연 확정에 걸림돌이 된다. 트와이스 여자친구 등이 주목받아 안정세로 접어들어 다른 걸그룹들은 팬들을 끌어모으기 어렵다.
그럼에도 올해 새 앨범을 공개한 걸그룹들은 예측할 수 없는 제약을 넘어야 한다. 각자 기획사와 한마음으로 준비한 앨범이 소리 없이 묻히기에는 그 숫자와 비례해 아까운 신곡들도 많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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