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프랑스 대선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미국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목격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타워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르펜 대표는 12일 오후(현지시간) 트럼프타워 로비에 있는 '트럼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남성 3명과 함께 앉아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목격됐다. 함께 있던 남성 중 한 명은 르펜 대표의 연인이자 FN 부대표인 루이 알리오이며 또 다른 한 명은 르펜 대표의 국제분야 자문관인 뤼도비크 드단으로 알려졌다.
목격담이 퍼지자 르펜 대표 측은 방미 목적이 "개인적인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나 당선인 측 인사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백악관 대변인으로 내정된 숀 스파이서도 "(르펜 대표와) 어떠한 만남도 없다"며 양측이 회동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르펜 대표는 11일엔 선거자금을 모으기 위해 기업인과 외교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르펜 대표가 트럼프타워에 출현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프랑스의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르펜 대표는 트럼프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먼저 전화해 축하 인사를 건넨 정치인 중 한명이다. 또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전화번호를 오래 전부터 갖고 있다고 자랑할 뿐 아니라 트럼프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반이민, 반이슬람, 반유럽연합(EU)을 주장하는 르펜 대표는 최근 유럽에서 극우 바람이 확산되는 분위기를 타고 오는 4~5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등이 실시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선호도 조사에서 르펜 대표는 경쟁자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트럼프 측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전까지 외국 인사와 면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를 주도한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 전 대표와 이탈리아의 대표 극우정당인 마테오 살바니 북부동맹 대표와 만난 적이 있다.
[임영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