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이 12일 한국땅을 밟으면서 그의 대권행보를 도울 '반기문 캠프'도 더욱 보강된다. 반 전 총장이 10년 이상 외국에 머물면서 국내 사정에 다소 어둡다는 점,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는 점에서 첨단산업·경제·복지 전문가인 교수그룹과 젊은 기업가들이 캠프에 대거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캠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같은 첨단산업 전문가, 포용적 성장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경제복지 전문가, 한국의 미래산업을 키워낸 젊은 기업가들이 지금 캠프 외곽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며 "반 전 총장 귀국 후 캠프로 합류하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을 돕고 있는 자생적 조직은 유력인사들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다만 크게는 광화문팀과 마포팀, 강남팀으로 구성되고 반 전 총장 귀국 후 단일대오로 뭉칠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캠프 내에선 반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각양각색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열띤 토론이 일어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인천공항으로 귀국 후 서울역까지 인천국철을 타느냐, 개인차를 타느냐 놓고 벌어졌던 캠프 내 갑론을박이 대표적이다. 결국 반 전 총장이 직접 시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지하철 귀가'로 결론이 났다. 캠프에서 활동 중인 박수영 전 경기도 부지사는 반 전 총장에게 '혁신과 파격'을 조언하는 측근으로 꼽힌다. 박 전 부지사는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행안부와 청와대, 경기도를 거치면서 30년 동안 행정실무를 다뤘다. 디테일한 현장 정책에 강하고 오랜 인사업무로 폭 넓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 전 총장의 메시지와 일정을 담당할 실무 보좌팀은 11명으로 구성돼 언론에 공개됐다. 이른바 '마포 실무팀'이다. 실무 보좌팀은 반 전 총장의 측근인 김숙 전 유엔 대사가 꾸렸다. 이상일 전 의원이 정무,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경제 자문을 각각 맡는다. 마포 실무팀에는 김봉현 전 호주 대사,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도 참여하고 있다.
이도운 전 서울신문 정치부장은 반 전 총장의 귀국 전날인 지난 11일 본격적인 대변인 활동에 돌입했다. 외교관 출신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과 오준 전 주 유엔 대사 등도 외곽에서 반 전 총장을 돕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을 지낸 심윤조 전 오스트리아 대사, 반 전 총장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동문인 박진 전 의원도 지원그룹에 속해 있다. 여기에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등의 추가 합류 가능성도 나온다.
정치인 중에선 새누리당의 정진석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성일종 의원 등이 물밑에서 활동 중이다. 이종배·경대수·권석창·박덕흠 의원 등 충북 출신의원 4명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이튿날인 13일 오전 9시 자택에서 지근거리인 국립현충원에서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한다. 이후 오전 11시 사당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을 신고한다.
14일에는 고향인 충청북도 음성의 선영을 둘러보고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다. 이후 충북 청주의 모친 신현순(92) 여사의 자택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묵는다. 자신이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의 환영 행사에도 참석한다.
반 전 총장은 15일 귀경해 참모진과 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 등을 점검한다. 정치인들과의 접촉은 설 연휴까지 자제한다는 게 공식 방침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은 만날 계획이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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