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이유로 한국산 생닭과 달걀을 비롯한 가금류 수입을 일부 중단했다.
11일 코트라(KOTRA) 홍콩 무역관에 따르면 홍콩 식품안전청(CFS)은 AI가 발발한 한국 내 지역 가금류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를 잇달아 시행했다.
지난해 11월 전라남도와 충청북도산 가금류에 이어 같은 달 25일과 28일에는 각각 경기도산과 충청남도산 가금류 수입이 금지됐다.
지난달 5일에는 전라북도에서 생산된 가금류 수입도 중단됐다.
홍콩 CFS는 2014년 한국에서 AI가 발생하자 한국산 생닭과 달걀을 비롯한 가금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가 지난해 3월 초 재개한 바 있다.
홍콩은 수입을 재개한 후 한국에서만 2400톤의 냉동 가금 육류와 176만 개의 가금 달걀을 수입했다.
그러나 이번 AI 여파로 불과 8개월 만에 다시 수출길이 막혔다.
코트라 관계자는 "기존에도 홍콩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닭이나 계란 같은 신선 가금류는 많지 않은 편이었지만, 수출 판로가 이제 막 개척된 상황에서 수입중단 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한국산 가금류 수출은 하락세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산 가금류 수입중단은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인기 몰이 중인 삼계탕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말까지 한국에서 수출된 삼계탕 규모는 1709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늘었다.
한국의 검역 시스템상 AI에 감염된 닭은 도축·가공될 수 없으므로, 삼계탕은 AI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지만 홍콩은 2003년 발발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이후 유사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어 한국산 삼계탕 수입에 대해서도 강경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번 AI 사태가 장기화하면 한국산 가금류 수출 하락세도 길어질 것"이라며 "신속한 사태 종료 이후 신뢰도 회복과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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