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희비 엇갈린 형제株 이마트·신세계 운명은
입력 2017-01-11 17:35  | 수정 2017-01-11 20:38
'면세점에 우는 신세계, 트레이더스에 웃는 이마트.'
신세계그룹 내 주력사인 이마트와 신세계가 엇갈린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신성장동력인 면세점에 발목이 잡혀 52주 신저가 랠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출점 확대가 시장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해 주가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 형·동생인 두 회사 주가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 주가는 전일 대비 1.19% 빠진 16만60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중순 주당 20만원이 넘던 주가가 3개월이 채 안 돼 20% 가까이 빠졌다. 연일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신세계는 '성장의 덫'에 빠진 기색이 역력하다. 정체된 백화점 영업에서 탈피해 사업 다각화 카드로 꺼내든 면세점이 적자를 보며 매출은 느는데 이익은 줄어드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2015년 2조5640억원을 기록한 신세계 매출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앤가이드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3조7000억원까지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5년 2621억원에서 지난해 2544억원(증권사 예상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자회사인 면세점업체 신세계DF가 지난해에만 영업손실 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보여 실적을 줄인 주범이 됐다.

반면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시장 확대가 주가에 약이 되고 있다. 트레이더스 부문 영업이익은 2015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두 배인 380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55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그 덕에 2015년 5038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마트 영업이익은 지난해 5205억원(예상치)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이마트 영업이익이 5818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에만 트레이더스 매장 3~4곳이 새로 문을 연다. 내년에도 3곳가량 추가 출점이 계획돼 있다. 이마트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1.91% 오른 18만6500원에 마감해 주가가 단기 저점을 찍은 지난해 10월 초 대비 약 20% 상승했다. 최근 주가 상승은 트레이더스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영향을 준 측면이 크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트레이더스는 이마트 일반 매장에 비해 투자비용 대비 약 50%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두 회사 주가가 다시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 김해와 하남에 새로 문을 연 백화점에서 올해 본격적인 이익이 발생하는 점을 기대할 수 있다. 2015년 대대적인 리모델링 이후 강남 '핫플레이스'로 입지를 굳힌 센트럴시티 성장세도 여전하다.
반면 트레이더스로 재미를 본 이마트는 편의점 사업인 '위드미'와 온라인 매장 '이마트몰'에서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이마트는 위드미에서 약 300억원, 이마트몰에서 380억원가량의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출혈경쟁을 펼쳤다는 점을 일부 감안하더라도 적자폭이 줄지 않으면 주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올 연말 실적 기준 예상 PER가 13배 정도로 업종 평균 10~11배보다 소폭 높은 것도 문제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