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출 줄고 공장 멈추니, 7년만에 제조업 취업자 감소
입력 2017-01-10 16:27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년 12월 노동시장 동향'에서 제조업 취업자 수가 7년 2개월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은 장기적인 수출 부진과 조선업 등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로 분석된다.
선박 수출 감소, 갤럭시노트7 단종, 자동차 파업 등 영향으로 지난해 수출은 58년 만에 처음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 2014년 2.4% 증가세를 기록했던 수출은 2015년 -8.0%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 해에도 5.9% 감소했다.
수출이 줄면서 가동을 멈추는 공장은 늘었다.
통계청의 '2016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로 전년 동월(74%)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69.8%)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1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5%로 10월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중에서도 고용 악화를 주도하는 업종은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 조선업이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2015년 말까지 고용이 늘었다. 하지만 선박 수주 급감 등 경기 악화로 지난해 초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1만2000명이던 취업자 감소 폭은 8월 2만2000명, 10월 2만5000명에 이어 12월에는 3만1000명까지 확대됐다. '실업대란'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2015년 말 고용 규모는 21만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17만 9000명까지 줄어 고용 규모가 15% 가까이 급감했다.
올해 조선사들이 일제히 매출 목표를 낮춰잡은 점을 감안하면 구조조정으로 인한 감원 바람은 올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올해 말까지 최대 6만3000명의 조선업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조선 업종 '실업 대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지난 9일 2017년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조선업 등 구조조정 상황을 면밀히 살펴가며 실기하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보강하겠다"며 "경영·고용상황, 자구노력 등을 봐가며 대형 조선3사의 특별고용지원 업종 추가 지정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조업 중 고용 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만3000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9월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해 12월 고용 규모는 51만6000명에 그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가격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국내 전자업체들의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등 생산기지를 국외로 속속 이전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수출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일자리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동철 기자 / 부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