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라디오계 독보적 1인자 `컬투쇼`, 이유 있는 장수 비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지만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명실상부 라디오계 1인자로 롱런 중인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일 것이다.
정찬우, 김태균이 투톱 DJ로 나선 ‘두시탈출 컬투쇼는 2006년 5월 1일 첫 방송, 방청객이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라디오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무수한 이를 울고 웃긴, 때로는 살린 이 프로그램은 2016년 기준 10년 연속 라디오 청취율 1위를 자랑한 ‘두시탈출 컬투쇼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최초로 2014년 S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두시탈출 컬투쇼 10년 정산 기자간담회에서 컬투 정찬우, 김태균은 호들갑 떨며 ‘자축해도 될 법한 자리임에도 불구, 특유의 솔직하고 툭툭 내뱉는 어투로 지난 10년의 소회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10년 된 것 같지 않다. 하다 보니 10년이 흘러왔다”고 말문을 연 정찬우는 솔직히 지겹다. 지겹고 힘들지만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많이 사랑해주신다. 그만 두고 싶어도 1등을 너무 하고 있어서, 그만둘 수가 없다”며 너스레 떨었다.
그의 ‘지겹다는 단순 투정이 아닌, 솔직한 속내이기도 했다. 10년간 매일 하다 보니 직장인이 된 느낌”이었다는 그는 여타 라디오 프로그램과 달리 ‘형식을 파괴한 이런 패턴의 방송이 이렇게 오래 갈 줄은 몰랐다. 얼마나 오래가겠나 싶었는데 오래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실 박수 칠 때 떠나는 일은 거의 없는 게 방송가의 생리. 독보적인 라디오 청취율 1위 프로그램인 만큼 타의로도 자의로도 이들의 목소리를 매일 오후 2시 듣지 못하게 되는 날이 언제가 될 지 기약할 수 없는(?) 오픈형 프로그램인 셈이다.
정찬우는 대부분 일상이 그렇듯 늘, 언제나 행복하진 않다. 어렵고 힘든 날도 있지만 청취자들이 너무나 사랑해주시고, 때때로 소름 돋게 즐거운 경험들 때문에 계속 하게 된다”며 1등 하는 한 계속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규 역시 우리가 그만 두고 싶다고 해서 그만 둘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닌 것 같다”는 이유를 한결같이 프로그램을 사랑해주는 청취자에 돌리며 이제는 청취자와도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겠다”고 밝혔다.
‘두시탈출 컬투쇼의 롱런 비결은 일차적으로 DJ 컬투에 있다. 초창기엔 이른바 ‘B급이라 치부되던 툭툭 내뱉는 직설적인 화법이 신선함으로 다가왔다면,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덧 이같은 화법과 솔직한 감정을 인정하는 식으로 문화 그리고 대중의 시선이 바뀐 덕분이다.
정찬우는 개인적으로 가식적인 걸 싫어한다. 물론 방송 하면서 필요한 거짓말을 한 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 감정을 숨긴 적은 없다. 직설적이다 독선적이다 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게 내 스타일이다”라며 누군가 ‘헤어졌어요라 하면 ‘다른 여자 만나요라 말하고, ‘고3인데 라디오 듣고 있어요라 하면 ‘너 그러다 재수해 라고 응수한다. 위로보단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말하는 편인데 이젠 그런 걸 웃기게 받아들이는 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찬우는 옛날에는 그러면 욕먹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 할 게 아니었는데 이젠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걸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문화가 생긴 것이다”라며 문화적 패러다임 자체가 컬투 스타일에 유리하게 바뀐 점을 언급했다.
그렇게 ‘두시탈출 컬투쇼는 여전히 기존 스타일을 고수하는 평범한 여타 프로그램과 달리, 그들만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라디오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절대 다수 청취자들의 주파수를 적어도 오후 2시부터 4시까진 107.7Mhz에 고정시키게 했다.
지난 10년의 여정에 대해선 모두가 성공적이었다 입을 모으고, 혹자는 ‘두시탈출 컬투쇼의 미래에 대해서도 예단하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형식 파괴랄지 특별한 변화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이들은 나이 어린 친구들부터 어른들까지 광범위한 청취층이 있다. 새로운 형식의 파괴는 없을 것”이라며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라 분위기도 안 좋은데 밝은 웃음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은 이들은 요즘 들어 웃음을 드릴 수 있다는 이 직업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며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그런가하면 정찬우는 공식석상에서 ‘금기어와도 같았던 비선실세 최순실을 언급하며 최순실을 게스트로 데려오고 싶다”고도 말했다. 역시나 못 말리는 컬투다. 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이게 바로 ‘두시탈출 컬투쇼를 10년간 이끌어 온 원동력이구나 싶다.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