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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열에 아홉은 떠나라 했다, 김영욱은 남았다
입력 2017-01-09 16:32  | 수정 2017-01-09 16:58
전남드래곤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영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김영욱(25)은 지난해 연말 전남드래곤즈와 재계약 전 고민의 산을 몇 번이나 넘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축구를 해보자는 생각과 ‘전남과 의리를 지키자는 생각이 팽팽히 맞섰다.
주변사람 중 열에 아홉은 ‘할 만큼 했으니 떠나도 되지 않느냐며 이적을 권유하고 또 종용했다. 지난시즌 풀타임 소화, 이적료 없는 FA 신분, 또 군 면제 이력을 눈여겨본 K리그 유수 구단과 중동 등 해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이 마구 걸려왔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그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남겠다고 마음먹으니 더 매력적인 오퍼가 그를 찾아왔다. 떠나는 그림을 상상하니 전남과 노상래 감독이 눈에 밟혔다. 김영욱은 아는 형들은 FA 상황을 즐기라고 했지만, 즐길 수 없었다”고 했다.
김영욱은 마음의 소리와 가족 이야기에 귀 기울인 끝에 타협점을 찾았다. ‘팀을 위해 한 번 더 헌신하자. 그리고 모두가 인정할 때, 그때 아름답게 떠나자. 지난해 연말 그는 2년 계약을 체결했다. 모든 고민은 눈 녹듯 사라졌다.
힘든 시절을 생각했어요. 그때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겨냈는지, 옆에서 누가 나를 일으켜준 건지 구분을 지으니까 답은 나와 있더라고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노상래 감독님이 힘들다고 하시는데 의리 없이 떠날 수는 없었어요.”
좋은 조건의 제의를 받으면서 고민했던 게 사실이에요. 가족을 챙겨야 하는 입장에서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하지만 부모님께서 오히려 ‘지금까지 없이 살았는데 왜 다른 선택을 하느냐. 영욱이 네가 행복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김영욱은 지난해 5월 사퇴를 표명한 이유가 전남을 너무 사랑해서”라는 노 감독의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그가 팀에 남은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전남을 너무 사랑해서 지금은 헤어질 수 없다 정도이려나.
전남에 14년 있었습니다. 이번에 전주집에서 휴가를 보내다 광양으로 내려갔는데 오히려 광양이 내 집 같고, 또 고향 같더라고요.(웃음) 구단이 먼저 등 돌리면 또 모르겠지만, 제가 등 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영욱은 이적에 대한 생각을 잠시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두고 올 시즌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릴 계획이다. 매시즌을 앞두고 늘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올해는 개인 목표를 팀 목표로 잡았습니다. 지난시즌 6강에 올랐는데 올해는 AFC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고 싶어요.”
다른 팀 얘길 들어보면 서로 간에 경쟁의식이 강하다고 하는데, 우리 팀은 감독님부터 형들까지 팀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이뤄져 있어요. 쉽게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올 시즌 우리팀의 활약을 기대할 만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저에 대해 높아진 기대를 충족하고자 더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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