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한항공에 울린 `투자주의보` 왜?…유증에 주가희석 염려
입력 2017-01-08 17:13  | 수정 2017-01-08 19:41
대한항공 주가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 여파로 주가 희석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대신증권과 신영증권 등 2곳 증권사가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5일 대한항공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증권사들은 통상 주가에 대한 악재 재료에 대해 투자의견 하향보다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목표주가 하향 조정으로 대응한다.
이번 증자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약 200%포인트 낮아지고 연간 이자비용도 180억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긍정적인 요인에도 이번 증자가 미봉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의 결정적인 배경은 부채비율이 너무 높아 회사채 발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올해 연말 기준 1196%로 추정되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공모회사채 발행 시 규정한 기한이익상실 사유 중 재무비율 유지 조건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이 발행한 공모 회사채 잔액 1조3400억원 가운데 9400억원에는 연결기준 부채비율 1000% 유지 조건이 걸려 있다. 이러한 유지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사실상 개별 채권의 채무불이행(디폴트·default)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따라 채무자(대한항공)는 원리금을 즉시 변제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로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용건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