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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도윤 “‘이별5분전’ 만난 건 운명”
입력 2017-01-06 16:14  | 수정 2017-01-11 17:1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사람 일은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가요 음원을 내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거든요."
뮤지컬계 주목받는 신성, 배우 박도윤이 가수로 전격 변신했다. 뮤지컬도, 전공인 성악을 살린 팝페라 발성도 아닌 실력파 발라드 신인의 탄생이다.
최근 디지털 싱글 '이별 5분전'을 발표한 박도윤은 지난 5일 서울 충무로 한 카페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가수 '데뷔' 소감을 전하고 2017년 새해를 맞아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는 굳센 각오를 드러냈다.
박도윤과 '이별 5분전'을 만나게 된 건 소속사 윤스토리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좋은 음악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였다. 박도윤은 "그동안 주로 뮤지컬 분야에서 활동해왔지만 뮤지컬 음악 아닌 일반 대중가요로 음원을 내게 돼 더욱 뿌듯하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내놓은 첫 음원에 대해 박도윤은 "대중이 뮤지컬을 찾아 오시지 않으면 내 노래를 들려드릴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젠 음원사이트에서도 내 노래를 들으실 수 있고, 어떤 자리에서도 '내 노래'라 자신있게 불러드릴 수 있다는 점도 좋다"며 반색했다.

'이별 5분전'은 오늘따라 뭔가 다른 그녀에게서 이별을 감지한 한 남자의 속마음을 담은 발라드곡. 슈퍼너구리와 렐레가 의기투합해 만든 곡으로 박도윤의 호소력 짙은 음성과 어우러져 겨울에 잘 어울리는 발라드로 탄생했다.
박도윤은 "'이별 5분전'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그리고 가사를 읽었을 때, 멜로디 들었을 때,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부분 연인들이 만남을 지속하고 나이를 먹다 보면 결혼과 이별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그런 이별하는 연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인 이야기로 담아냈다는 점이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박도윤 역시 '현실 이별 유경험자'. 그는 "비단 연인 사이의 이별뿐 아니라 정든 공연과의 이별, 친구와의 절교, 가족과의 이별 등 모든 이별이, 복합적인 감정을 내포하는 것 같다"며 "이 곡을 듣는 분들이 노래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얻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별 5분전'은 박도윤에게 '운명'같은 노래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팬텀싱어' 최종 오디션에서 아쉽게 탈락했을 당시, 공교롭게도 '이별 5분전'을 만났기 때문이다.
"운명이란 말을 믿는 편인데요, 물론 당연히 어떤 일이든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으로 인해 결실을 맺게 된다고 보지만 어떤 의미에선 그게 '될 일'이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팬텀싱어' 안 된 데 대해서도 '다른 게 있겠지?' 싶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이별 5분전'을 만났거든요. 제가 '이별 5분전'을 만나 뮤지컬, 성악 아닌 다른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게 된 것도 어떤 의미에선 운명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한양대학교 성악과에 몸담고 있는 '실력파'지만 막상 대중가요를 '노래방' 아닌 다른 곳에서 부른다는 것, 특히 누군가 불러놓은 노래 아닌 생판 신곡을 녹음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박도윤. 그는 "살면서 내가 제일 처음 불러보는 노래라곤 뮤지컬 넘버 뿐이었기 때문인지, 어떻게든 가요처럼 부르려 해도 너무 뮤지컬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녹음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박도윤의 선택은 일명 '코인 노래방'이었다. "평소 즐겨 부르던 발라드도 계속 불렀고, 사람들이 없을 땐 발매되지도 않은 '이별 5분전'도 저 혼자 불러보곤 했어요.(웃음) 또 작곡가, 프로듀서분들과 실용음악 전공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목소리 하나만으로 감동을 드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 지 공부도, 분석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성악과 재학 중 입대한 박도윤은 2013년 군 뮤지컬 '프라미스'를 통해 난생 처음 뮤지컬의 짜릿함을 맛봤다. 당시 그는 이특, 김무열, 지현우, 이현 등과 함께 무대에 올라 앙상블 연기를 펼쳤다. 이후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전역 직후 본격적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뮤지컬에 입문했다.
뮤지컬 '화랑', '로미오와줄리엣', '내남자친구에게' 등에서 안정적인 가창력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 받은 그는 불과 3년 만에 뮤지컬계가 주목하고 있는 실력파로 성장했다. 스스로는 자신의 성장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솔직히 많이 빠른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 두려워지는 것도 있어요. '너무 빨리 가진 않나?' 생각하게 되고, 그런 생각을 곱씹으며 더 열심히 하고, 스스로를 낮추게 되죠."
박도윤은 "매일 아침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를 다섯 번 복창한다"고 했다. "자기계발서적을 많이 읽는 편인데, 좋은 글귀는 A4용지에 직접 써서 방 곳곳에 붙여놓고 계속 되뇌이고 지내려 노력합니다. 스스로 느끼기에 좀 나태해지거나 무뎌진 것 같은 부분이 발견되면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 하고요. 처음 마음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의 방 책꽂이엔 첫 작품부터 지금까지 참여한 모든 작품의 대본과 악보가 꽂혀있다. "대본-계약서, 대본-계약서 이렇게 꽂아놨어요. 종종 그 때를 되짚고, 또 나를 되짚곤 합니다. 뮤지컬 처음 시작했을 시기의 사진도 틈날 때마다 보다 보면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이제 갓 사회 초년생인 스물여섯 '병아리'지만, 베테랑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다. 거의 '정석'에 준하는 하루하루가 모인다면 1년 후, 3년 후, 5년 후 놀랍도록 성장해 있을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같은 생활이 가능한 건, 즐거움이 기반이 된 '열정' 덕분이다.
"여전히 부족함도 많고, 캐릭터에 갇혀 잘 못 빠져나오는 면도 있지만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아직 배워가는 단계라 생각하면, 캐릭터에 사로잡혀 갇혀 있다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랄까요. 가령 죽는 장면을 예로 들자면, 슬픈 장면을 연기하는 저를 보며 관객들이 슬퍼지고, 그런 관객을 보며 저도 또 슬퍼지는, 그렇게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게 감동적이에요."
"감동을 주는 배우"가 꿈이라는 그는 짜릿하게 보낸 2016년을 발판으로 삼아 2017년 훨훨 날 준비를 하고 있다.
"2016년은 박도윤이라는 사람을 대중에 조금 더 알린 시기인 것 같아요. 공연도, 노래도 많이 좋아해주셨고요. 내년에도 신곡을 계속 낼 계획을 갖고 있고, 무대에도 당연히 설 계획입니다.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영화에도 꼭 출연하고 싶고요."
사실 박도윤은 성악, 뮤지컬을 업으로 삼기 전부터 영화배우의 꿈을 갖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영화 속 장면 따라하는 걸 좋아했어요. 평소에도 혼자 또는 친구와 연습을 하고 있는데, 언젠가 싸이코패스 역할은 꼭 해보고 싶습니다. 꼭이요.(웃음)"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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