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위안화값 0.9% 절상…11년만에 최대폭
입력 2017-01-06 14:41 

중국 외환 당국이 위안화 6일 가치를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절상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92% 내린 달러당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고시 환율 인하는 위안화 가치 절상을 의미한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고시가격을 이처럼 큰 폭으로 절상한 것은 지난 2005년 7월 이후 11년 6개월만에 처음이다. 당시는 달러 페그제 대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시점으로, 이번 절상폭은 변동환율제 적용 이후 사실상 최대라고 볼 수 있다. 하루 전인 5일에도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가격을 달러대비 0.31% 절상했다. 지난해 4분기 약세를 거듭했던 위안화 가치는 이틀간의 연속 절상르로 한달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위안화 절상에는 미국 달러약세와 중국 정부의 위안화 방어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미국내에서 금리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홍콩 역외시장을 시작으로 위안화값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6일에도 홍콩 외환시장에선 달러당 위안화값이 중국 역내시장보다 1% 가까이 높게 형성됐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중국이 위안화 강세를 유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그동안 여러차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중국에 매파적 성향을 지닌 인사들을 최근 무역정책 책임자에 지명해 공세를 예고했다. 따라서 이번 위안화 절상은 중국이 트럼프에 보내는 일종의 화해 제스처로도 볼수 있다.
예상을 벗어난 대폭 절상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해온 투기세력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겨있다. 중국은 최근들어 개인의 해외부동산 구매 등 투자목적 환전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기업들의 묻지마식 해외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거는 등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규제를 잇따라 내놓았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내에 위안화값이 달러당 7위안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투기심리가 팽배했다.
하지만 당국이 의표를 찔러 이틀 연속 고시가격을 대폭 올리자 시장은 당황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하루짜리 은행 간 위안화 대출 금리(Hibor 하이보)는 5일 한때 110%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투기세력들이 달러강세,위안약세에 베팅해 위안화를 공매도 했는데 위안화가 절상되자 이를 서둘러 갚기 위한 수요가 몰려 초단기 금리가 폭등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반관영매체 환구시보는 6일 칼럼에서 "투기 세력들이 큰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위안화가치 안정을 강조했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이 단기에 그칠지 몇달간 이어질지는 아직 더 두고봐야 한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내 외환보유액 감소와 같은 위안화 약세 요인이 올해 내내 유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6일 중국 역내시장에서는 위안화가 달러당 6.9위안 안팎에 거래돼 고시가격보다 약세를 보였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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