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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상증자` 대한항공, 비싸진 주가는 악재?
입력 2017-01-06 13:09 
[출처 = 각 증권사]

대한항공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놓고 금융투자업계가 연달아 목표주가를 낮췄다. 장기적으로는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는 있지만 당분가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45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추진한다. 예정 발행가는 2만450원으로, 신주는 총 2200만주 규모가 될 전망이다. 상장은 오는 3월 28일에 예정됐다.
주식 유통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10시 24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5.11%(1400원) 떨어진 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대한항공 1주에 포함된 순자산의 가치(BPS)가 8.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 종목 주가는 자산 가치를 중요시 하는 특성이 있다"며 "지난해 1월 증자 때도 희석된 BPS가 주가에 반영된 선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유증은 1300%까지 치솟은 부채 비율을 낮추는 게 목표다. 한진해운에 대한 손실처리와 지난해 환율 상승으로,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회사채 조기 상환 기준인 1000%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유증 이후 부채비율이 200% 이상 감소, 100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재무건정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증을 장기적인 호재로 평가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이벤트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부채비율 문제 이외에 실질적 유동성 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높은 부채비율에 따른 증자 우려가 주가를 눌러왔다"고 말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재무건정성이 회복되면 영업이익 개선에 배팅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고 항공 화물 부문이 회복되고 있어 영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한 번의 유증으로 재무 우려를 불식시키긴 어려우며, 유가와 환율 등 실적 변수를 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환율, 금리 상승의 3중고로 항공 업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글로벌 경쟁사 대비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급등하면 부채비율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며 "올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만들기 위해선 투자를 지난해 수준으로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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