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 1월 증시는 전통적인 '1월 효과'보다는 기업 실적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막연한 상승 기대감보다는 기업들의 성적표가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것이라는 얘기다.
3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1월 효과는 '증시 상승'보다는 '변동성 확대'로 나타나는 추세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2년부터 2007년까지 1월 코스피는 평균 2.8%씩 상승했지만, 2010년 이후에는 1.8% 하락했다.
1월 효과는 증시가 연초 상승 기대감에 랠리를 이어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4분기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빅 배스(Big Bath)'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월은 다른 기간보다 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성과가 양호했다"면서도 "요즘은 반대의 경우도 빈번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4분기 실적 시즌이 맞물리라는 시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는 기업들의 4분기 전망 실적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연초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다. 일각에서는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영업이익 37조2000억원 규모의 '깜짝 실적'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fn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52조130억원, 영업이익은 8조2500억원 규모다. 발표가 가까워질수록 전망치가 높아졌고, 기대치보다 큰 규모의 실적을 거둘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수출이 회복세인 점도 긍정적이다. 수출 경기가 기업들의 기초 체력과 밀접한 만큼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월별 수출액은 지난해 초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되고 있다. 지난 1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4% 늘었고, 11월에 이어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 추가적으로 호전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졌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단가 회복이 지속되고 수출 물량이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IT 제품 가격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회복한 데 따른 영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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