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모든 혐의 부인한 박 대통령 - 최은미 기자 출연
입력 2017-01-01 20:55  | 수정 2017-01-01 21:02
【 앵커멘트1 】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직무정지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섰습니다.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이었지만, 최순실 게이트 관련 제기된 각종 의혹에 박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청와대 출입하는 최은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인사)

먼저 신년인사회 박 대통령 발언부터 들어보시죠.

▶ SYNC : 박근혜 / 대통령
"하루 빨리 지금 여러 가지 나라 안팎으로 변화도 빠르고 어려움도 많은데 하루 속히 정상을 찾고 안정을 되찾음으로써 나라가 이렇게 발전의 탄력을 받아 나가기를 그렇게 매일 기원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 앵커멘트1 】
최 기자, 대통령은 사실상 모든 혐의를 부인한 셈이죠?


【 답변1 】
이례적으로 기자들의 즉석 질문까지 받으며 해명을 했는데, 제기된 의혹 거의 대부분을 부인했습니다.

우선 삼성 계열사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지시해 특혜를 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완전히 나를 엮은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연금이 삼성 손을 들어준 것은 국가의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고, 그 과정에서 최순실이 개입한 것은 전혀 없는데, 검찰과 언론이 억지로 자신을 엮었다는 것입니다.

현대차에 이야기해서 정유라 동창 학부모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순수하게 중소기업 육성 차원에서 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유라 동창 학부모의 회사라는 것도 뉴스를 보고 알았답니다.

그런데 여기서요.

최순실 씨에게 몇 천 만원 어치 시술을 했다고 알려진 김영재 성형외과있잖아요.

이곳도 서울대병원 등을 통해 특혜를 받았다고 알려졌는데, 이것 역시 중소기업 육성의 일환이라고 설명을 했어요 대통령이.

수많은 중소기업 중에서 정유라 동창 학부모의 회사, 수많은 성형외과 중에서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만 콕 집어 자신이 지원하라고 지시한 사실 자체는 인정한 셈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는데요. 대통령께 직접 항의까지 했다는 류진룡 전 장관의 폭로는 그럼 뭐냐고 물으니 순간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2 】
세월호 7시간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일단, 미용시술은 안받았다는 건가요?


【 답변2 】
미용시술을 받은 것은 전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당일 공식일정이 없어 관저 업무공간에서 다른 밀린 일을 보고 있었다고 털어놨는데요.

일을 보면서, 계속 전화를 통해 구조 상황을 보고 받았답니다.

그렇게 급박한 상황에 청와대 본관에는 왜 가지 않았느냐, 왜 관저에만 머물렀느냐고 물었더니, 현장이 중요하다, 앉아서 회의를 하고 보고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잘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본관이 사건 현장도 아닌데, 거기 가고 안가고가 뭐가 중요하냐, 라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세월호가 침몰한 그 순간에 사실상 재택 근무했다는 사실은 확인된 셈입니다.


【 앵커멘트3 】
최순실 씨와 대체 어떤 관계인건지, 그 부분도 좀 명쾌하게 해명을 했나요?


【 답변3 】
네. 대체 무슨 관계냐고 질문을 했는데요.

수십 년 알고 지낸 지인이다, 그러나 지인일 뿐이지, 국정 운영은 내 철학과 소신대로 한거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차은택 말로는 최순실한테 장관 후보자를 추천했더니 그 사람이 되더란다, 이건 어찌된 일이냐, 이렇게 물었거든요.

그랬더니 추천은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이 자리에 있는 기자들도 추천할 수 있다, 추천만 받을 뿐 적임자인지 검증은 다 한다, 누구 봐서 뽑아주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말도 뜯어보면, 최순실 추천으로 일부 각료나 청와대 비서진을 임명했다는 것은 인정한 셈입니다.


【 앵커멘트4 】
대통령 오늘 모습은 어땠습니까?
건강은 괜찮은지 궁금한데요.


【 답변4 】
제가 청와대에 출입한 게 얼마 되지 않아서 가까이에서 대통령을 직접 보고 악수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게 면도칼 테러로 얼굴에 남은 흉터였습니다.

오른쪽 뺨에 여기부터 여기까지 생각보다 길게 선이 그어져있었는데, 그게 흉터 같았습니다.

뺨과 턱 사이를 나누는 경계선처럼 보일 정도로 흉터가 선명했어요.

혈색은 좋아보였습니다.

예순을 넘은 나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피부도 투명했고요.

곤색 코트 속에 하얀 재킷을 입었는데, 흰 옷 색 때문인지, 얼굴이 굉장히 환해 보였습니다.

사전에 전혀 어떤 각본도 없이 즉흥적으로 질의응답이 이뤄졌는데요.

머뭇거리거나, 고민하는 기색없이 대답도 굉장히 시원시원하게, 마치 미리 준비한 것처럼 쏟아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억울함과 분노보다는 굉장히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고요.

표정이나 말투 모두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주사 논란을 해명하면서는 순방 때는 피곤해서 힘들 때가 있고, 다음날 일찍 일해야하니 피로회복 영양주사 맞을 수 있는데, 그걸 큰 죄나 지은 것처럼 말하면 대통령은 대체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5 】
오늘 기자들과 만난 장소가 청와대 상춘재죠.
여긴 어떤 곳인가요?


【 답변5 】
외부손님을 접견하기 위해 만든 한옥 건물입니다.

박 대통령은 티타임 전에 상춘재를 설명하면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애로써 지냈던 30년 전 청와대 모습을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상춘재에서 대통령과 기자들이 오찬도 하고, 뜰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해요.

그러면서, 그 때는기자들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주 많다고, 당시와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상춘재 앞마당에 굉장히 큰 나무가 있어요.

그 나무를 가리키면서, 저 나무에 그네를 묶어서 놀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나무가 상한다며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탄핵 당해 직무가 정지된 상태로, 영애 시절 이곳 저곳을 놀이터 삼아 뛰어놀던 청와대의 30년 전 모습을 회상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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