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65·사법연수원 10기)팀이 삼성의 최순실 씨(61·구속기소)에 대한 특혜지원과 관련해 이르면 이번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하 삼성그룹 수뇌부 인사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1일 특검관계자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번주 이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를 소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과 2015년 7월 25일 독대한 직후,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지시로 미래전략실 고위 관계자 및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64)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이 자리에서 승마협회에 지원을 해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은 이 같은 지시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찬성의결을 한 것에 대한 대가로 보고 관련자들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53·22기)은 지난달 31일 "(삼성 고위 관계자)2명에 대한 사전 접촉으로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에 앞서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박 사장을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27일 등 회의에서 최 부회장, 박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승마협회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했다. 박 사장은 27일 독일로 출국해 최씨가 운영하는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상당의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이 가운데 35억원을 송금했다. 특검은 승마협회 지원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최씨의 회사임을 알고 지원한 것인지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7월25일 박 대통령과 독대 이후 임원회의에서 '문화융성 차원에서 승마협회 등에 지원을 해주라'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씨나 정유라 씨(21)의 존재는 몰랐으며 따라서 그들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지난달 30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23기)이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발조치해달라고 요청하며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도 이어갔다. 조 장관은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블랙리스트를 본 적이 없다. 리스트 작성 및 적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지난달 31일에는 김희범 전 문체부 제1차관도 불러 조사했다. 그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에게 일괄 사표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은 인물로 알려졌으며, 이 6명이 블랙리스트 정책에 반대한 이들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또 이날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61)을 삼성그룹의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에 압박을 넣었다는 혐의(직권남용)와 국회 국조특위에서 위증을 했다는 혐의(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했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문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특검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조성호 기자 /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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