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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김종민 “내 몸 같은 ‘1박2일’, 끝을 상상하면 뻥뚫린 기분”
입력 2016-12-28 14:4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언젠가 ‘1박2일도 돌연 끝날 날이 오겠죠? 모든 예능이 그러하듯이…워낙 오랜 기간을 풍파 속에서도 함께 해 온, 제 몸의 일부가 된 프로그램이기에 어쩔 땐 그런 날을 떠올리며 슬픔에 잠기기도 해요. 바라는 점이요? 가장 오래 시청자와 함께 하는 최장수 예능으로 남았으면 좋겠고, 그 마지막 순간에도 제가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수 겸 방송인 김종민이 자신의 인생 예능 ‘1박2일을 통해 올해의 ‘KBS 연예대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10년 가까이 몸담아 오면서도 감히 상상 조차 못 했던 일이었단다. 그는 벅찬 소감부터 무거운 책임감, 언젠가 찾아올 이별에 대한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김종민은 28일 오전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너무 많은 축하를 받고 있다. 가족들은 이미 수상 다일 한바탕 울었고, 동료들의 인사도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엇보다 지나치다 만나는 일반인들조차 축하 인사를 건네니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이라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신지 어머님이 시상식 날 아파트에서 축구 경기 보는 줄 알았다고. 정말 많은 이웃들이 함께 기뻐했다고 하시더라. 상상 조차 못했던 일이 일어나니 꿈만 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실감도 안 난다”며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시상식 당일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떨렸고 몸이 제 맘을 듣질 않았어요. 그저 재석이 형과 호동이 형, 그리고 태현이 형을 비롯한 우리 멤버들의 얼굴만 떠올랐어요. 너무 고맙고 보고 싶고 또 미안했어요. 너무도 부족한 제가, 이런 상을 받게 되다니요.”
몇 일이 지나서야 자신이 대상을 받았다는 게 실감이 나더란다. 기쁨으로 가득했던 마음 어딘가에서 어느새 두려움이 자라나고 있었고, 책임감도 무거워졌다고. 그는 너무 좋은 형들 덕분에 내게 이런 날이 왔는데 앞으로 난 어떤 선배가 돼야 하나 고민이 생겼다. 내년이 진정 문제”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 9년 간 ‘1박2일을 해오면서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슬럼프도 많았고, 멤버가 교체될 때마다 함께 하지 못하게 된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수없이 그만둬야 하는 게 맞나 스스로 물음을 던졌어요. 내가 눈치 없이 계속 출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혹시 민폐가 되거나 시청자에게 거슬리진 않을까…걱정의 연속이었죠. 그때마다 제작진과 형들이 저를 일으켜 세우고 응원해줬어요. 무엇보다 아직 젊은데, 지금의 풍파를 이겨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어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쉽게 무너지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많이 했어요. 죄송하면서도 스스로 꼭 이겨내고 싶었어요.”
거듭된 멤버 교체, 전성기에 비해 한 없이 추락하는 시청률, 그리고 자신을 향한 악플들. 한때 극심한 슬럼프에 힘들었지만 이 모든 위기를 멋지게 이겨내고 이제는 어엿한 ‘1박2일의 기둥이 된 그다. 한 때는 시청률에 따라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리는 이 냉혹한 현실이 무서웠지만 점차 당연한 순리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래서 언젠가 다가올 ‘1박2일의 마지막 날을 수시로 상상하기도 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제 방송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될 만큼 너무 오랜 기간, 많은 걸 쏟아온 프로그램이라 이별을 생각하면 가슴 한 가운데가 뻥 뚫린 기분이에요. 상상만으로도 뭔가 막막하고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셈솟아요.”
너무 소중하기에 더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그였다. 김종민은 다른 욕심은 없어요. 끝나는 그 날에도 제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또 한번 수줍게 웃었다.
언제가 마지막이 될 진 모르지만 끝까지 시청자와 소통하고 사랑 받는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면 가장 좋겠죠? 하하! 올해 너무 큰 격려를 해주셔서 내년에는 조금 더 새로운 모습으로 많은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 의미 있는 일들도 하고 싶고요. 제가 ‘1박2일으로부터 너무 큰 행복감을 얻고 있는 만큼,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조금이나마 그런 유쾌한 에너지를 전해드리고 싶어요. 내년에도 화이팅!”

-김종민 인터뷰, ②편에 계속-

사진 유용석 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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