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90% 편중 심화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 20%이상 높이고 그룹 계열사간 벽 허물겠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사진)은 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행장은 "현재의 위기는 과거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 앞으로의 어려움과 고통은 그 어느 때보다 길게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는 길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변화'와 '혁신'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삼류는 위기에 무너지고, 이류는 위기를 극복하고, 일류는 위기로 발전한다"면서 "다시 위기가 온 만큼 왜 우리 IBK가 일류인지, IBK가 위기 앞에서 얼마나 강한지 보여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내년 인사 시 학연·지연 등 모든 연고로부터 벗어나 능력과 열정만으로 인재를 등용하겠다"며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또 "나의 의사결정 기준은 딱 두 가지, '고객'과 '현장'"이라며 "끊임없이 현장을 누비며 고객과 직원들의 진짜 목소리를 듣겠다"고 덧붙였다.
노사 관계에 대해서도 "어떤 경우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하고 타협하겠다"며 "상생과 화합의 노사문화를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적자점포를 과감하게 줄이는 등 영업채널도 혁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마트뱅킹과 핀테크 분야도 계속 개척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는 "이제 해외진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금융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곳, 문화가 비슷해 현지화가 가능한 곳에 역량을 집중해 현지 인수·합병(M&A)과 지점설립, 지분투자 등 가능한 모든 방법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아시아 금융벨트를 완성하고 해외이익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은행과 자회사간, 자회사 상호간 시너지 강화로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도 20%를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한편 김 행장의 취임으로 기업은행은 역대 4번째, 3차례 연속 내부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맞았다.
김 행장은 85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부장, 카드마케팅부장, 기업금융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2014년부터 경영전략그룹장을 맡아왔다. 은행 내에서 '전략통'으로 통하는 만큼 불확실한 환경에도 조직의 안정을 유지하며 일관성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행장의 장점이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추세와 국내 기업 구조조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국책은행의 역할을 수행하는 게 당면과제로 꼽힌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