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기문·트럼프 면담 난망…FP "트럼프, 약속 철회"
입력 2016-12-28 09:26  | 수정 2016-12-29 09:38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면담이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반 총장의 임기 만료 5일 전인 27일(현지시간)까지도 두 사람이 약속한 '일대일 면담'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FP)는 지난 24일 "트럼프 당선인이 반 총장과의 면담 약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FP는 3명의 유엔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반 총장을 무시한 것이자, '트럼프 정부'에서 유엔과 미국과의 관계가 전과 같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반 총장과 트럼프 당선인은 미 대선 사흘 후인 지난달 11일 20분간 통화한 바 있다.
반 총장은 지난주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통화는 서로 정중하게 잘 됐다"며 "제가 '한번 만나서 유엔의 여러 문제를 협의하자'고 했더니 (트럼프 당선인도) '대단히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면서 면담 약속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FP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통화에서 말을 많이 안 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곧바로 유엔에 '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1월 20일 취임 때까지는 어느 세계 지도자들도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통지했다"고 전했다.
유엔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매체에 "우리는 통화에서 합의된 대로 면담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그들은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전에는 어떤 외국의 외교관도 개인적으로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유엔과 트럼프 당선인 사이에는 최근 '냉기류'가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미국의 기권 속에 채택하자 즉각 "오는 1월 20일 이후 유엔의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반발했다.
또 26일에는 '모여서 떠들고 즐기는 사람들의 클럽'으로 유엔을 정면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기후변화를 중국이 밀어붙이는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반 총장의 성과물로 꼽히는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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