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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야구생각] 김응용 회장, 벌써 ‘비선’에 휘둘리나
입력 2016-12-23 13:22  | 수정 2016-12-23 15:41
김응용 회장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수장에 오른 지 한 달이 다 돼 가는 현재 벌써부터 주변 "비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MK스포츠 DB
김응용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야구협회) 초대 통합회장에 당선된 게 11월30일. 한 달이 다 돼 가는데 야구협회로부터 들려오는 참신한 소식은 없다. 대신 야구계의 비선이 김응용 회장을 움직이고 있다”, 김응용 회장을 에워싸고 있는 일부 야구인들이 인적, 제도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등의 달갑지 않는 소문만 전해지고 있다.
김응용 회장은 당선 일성으로 스포츠에서 가장 암적인 존재가 파벌”이라며 가장 먼저 결심한 것이 개혁이다. 특히 인적 쇄신을 앞장 서 실천 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0일엔 회장 선출 뒤 처음으로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임원 선임 및 구성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았다. 사고단체로 전락한 야구협회의 환골탈태를 위해 첫 삽을 뜰 중요한 시점에 놓인 셈이다.
김 회장은 취임 뒤 협회 안팎에서 티끌만큼이라도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김응용 회장의 자신에 찬 발언은 시작도 하기 전에 질긴 암초에 부딪쳤다. 김응용 회장을 옹립한 측근들이 문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사람들인 이들은 김응용 회장을 등에 업고 아마추어 야구계를 ‘접수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벌써부터 자신들과 가까운 사람들을 김응용 회장에게 임원으로 적극 추천하는가 하면 몇몇 인사는 자신이 협회 임원이라도 된 양 인사와 조직을 주무르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는 ‘입시비리와 ‘혹사 그리고 ‘구타 등 세 가지다. 이의 실천을 위해선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 야구계에 뿌리 깊게 박힌 학연, 지연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고선 이뤄낼 수 없다. 일선 지도자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학부모와 학교 그리고 지도자간의 잘못된 커넥션도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 그 만큼 야구협회의 행정과 시스템이 중요하다. 새 야구협회의 집행부가 손봐야할 제도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투명한 인사에 따른 참신한 인물이 야구협회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지금 김응용 감독 주변에 있는 인사들을 보면 과연 저들이 이 중차대한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면면이 시스템과 제도 보다 인맥과 관계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선후배에 얽혀, 또는 서로 주고받는 관계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틀을 만들 수 있을까? 개혁을 해낼 수 있을까? 김응용 회장은 향후 이들의 전횡을 걱정하면서도 현재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형국이라고 한다.
김응용 회장 주변에서 새 야구협회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탁한다. 야구를 진정 사랑하고, 어린 야구선수들을 정말 아낀다면 스스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밥숟가락 하나 얹어 놓는 게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김응용 회장 역시 초심을 잃지 말고 중심을 똑바로 잡기 바란다.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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