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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복싱영웅 파키아오, 한국 왔다…"복싱과 정치가로서의 삶 즐길 것"
입력 2016-12-23 10:17 
사진=연합뉴스
필리핀 복싱영웅 파키아오, 한국 왔다…"복싱과 정치가로서의 삶 즐길 것"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8)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철저한 자기관리와 복싱에 대한 열정을 꼽았습니다.

파키아오는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보내기 위해 첫 방한길에 오른 파키아오는 24~25일 팬 사인회 및 자선 바자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파키아오는 "가족과 함께 눈을 보고 싶어서 한국을 찾았다"면서 "한국은 정말 추운 것 같다"고 웃으며 방문 소감을 밝혔습니다.


파키아오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복서입니다. 아마추어 시절 60승 4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둔 파키아오는 1995년 프로에 입문해 플라이급(52㎏급)부터 슈퍼웰터급(70㎏)까지 8체급을 석권했습니다.

8체급 석권의 위업을 달성한 복서는 파키아오가 사상 최초이자 유일합니다.

왼손잡이면서도 통산 59승(6패 2무) 가운데 KO승이 64%(38KO)에 이를 정도로 호쾌한 복싱을 하는 파키아오는 필리핀에서는 복싱을 넘어 국민적인 영웅이기도 합니다.

필리핀 부키논의 빈민촌에서 6남매 가운데 넷째로 태어나 '인생 역전'에 성공한 파키아오는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2010년과 2013년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올해 5월에는 상원의원으로 선출됐습니다.

필리핀 차기 대선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파키아오는 지난해 5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미국)와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비록 판정패했지만 파키아오는 이후 티모시 브래들리와 제시 바르가스를 연파하며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파키아오는 메이웨더가 은퇴하면서 가능성이 희박해진 재대결 여부에 대해 "아직 어떤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재대결이 성사된다면 싸우고 싶다"며 "현재로써는 내가 소화해야 할 일정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대통령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대통령으로 나갈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또 복싱 선수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다. 상원의원으로서의 임무도 막중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철저한 자기관리와 열정을 꼽았습니다. 복싱에 대한 열정은 자신이 지난 4월에 선언한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링에 오른 주된 이유였다고도 했습니다.

파키아오가 승리한 상대 중에는 한국 선수 3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는 1996년엔 이성열, 1997년엔 이욱기, 2000년 채승곤 등 한국 복서들을 차례로 KO로 물리친 적이 있습니다.

파키아오는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다들 터프한 선수였다"며 "2000년에 맞붙었던 선수(채승곤)는 아직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대신 다른 한 명의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바로 배우 김보성입니다.

파키아오는 지난 10일에 벌어진 김보성의 종합격투기 데뷔전 영상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보성이 이미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자선경기에 나섰다는 후문을 전해 들은 파키아오는 이번 방문 일정에 김보성과 만남도 추가했습니다.

다음은 파키아오와 일문일답입니다.

--한국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 한국 첫 방문을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하다. 저를 응원해주고 반갑게 맞아줘서 감사하다. 가족과의 휴가를 한국에서 보내기 위해서 왔다. 한국은 정말 춥다(웃음). 가족과 아이들이 한국에서 눈을 봤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가수 싸이를 좋아하는데 초청을 받아 오늘 공연을 보러 갈 계획이다.

-- 복싱 팬들은 메이웨더와 재대결을 바란다.

▲ 물론 성사가 된다면 싸우고 싶다. 다음 경기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메이웨더와 협상은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 차기 대권주자로도 꼽힌다.

▲ 대통령이 될 준비는 돼 있지 않다. 또한 복싱선수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다. 상원의원으로서의 임무도 막중하다.

-- 복싱과 정치가로서의 삶을 함께 살고 있다.

▲ 정치와 복싱이 비슷한 점은 부패와 싸우는 등 다른 이들과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장소는 링과 사무실이라는 차이가 있다.

-- 선수 생활은 얼마나 더 하고 싶은지.

▲ 얼마나 더 복싱을 할 수 있을거라고는 말을 하지 못하겠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 프로 복서들과 교류를 하고 싶고, 내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싶다. 아직 복싱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 세계적인 복서가 된 비결은.

▲ 나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나는 많은 노력을 했다. 철저한 자기관리, 그게 내가 가진 자질이다.

-- 자선 활동에 앞서고 있다.

▲ 음식과 집,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 시절 나는 가난했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됐다.

-- 은퇴를 번복했는데.

▲ 복싱이 없으니 너무나 쓸쓸했다. 여전히 싸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고, 그만두기에는 아직 젊다고 믿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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