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영태 가족사, 고은 서사시 '만인보'에 등장…"막내놈은 펜싱 선수로 아시안 게임 금메달"
입력 2016-12-21 13:49 
고영태 가족사/사진=연합뉴스
고영태 가족사, 고은 서사시 '만인보'에 등장…"막내놈은 펜싱 선수로 아시안 게임 금메달"



국정농단 사태의 주요민물인 고영태씨(40)의 가족사가 고은 시인(83)의 장편 서사시 '만인보'(萬人譜)에 수록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만인보는 1986년부터 2010년까지 집필돼 30권으로 완간됐습니다. 수록된 총 작품 수 4001편, 등장인물만도 5600명에 이르는 대작으로 한국 근현대사 속 민초들의 삶을 주로 다룬 작품입니다.

광주 5월 항쟁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고씨의 아버지 고규석씨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돼 유공자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고씨 부모와 관련된 내용이 '만인보 단상 3353-고규석' '만인보 단상 3355-이숙자' 편에서 표현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인보 단상 3353'에는 고규석씨의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묘사돼 있습니다.

'하필이면/5월 21일/광주에 볼일 보러 가/영 돌아올 줄 몰랐지/마누라 이숙자가/아들딸 다섯 놔두고/찾으러 나섰지
전남대 병원/조선대 병원/상무관/도청/(중략)/그렇게 열흘을/넋 나간 채/넋 읽은 채/헤집고 다녔지
이윽고/광주교도소 암매장터/그 흙구덩이 속에서/짓이겨진 남편의 썩은 얼굴 나왔지/가슴 펑 뚫린 채/마흔살 되어 썩은 주검으로/거기 있었지'

이어 '만인보 단상 3355'에는 막내 아들이 펜싱선수가 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는 부분도 등장합니다.

'고규석의 마누라 살려고 나섰다/(중략)/담양 촌구석 마누라가/살려고 버둥쳤다(중략)
남편 죽어간 세월/조금씩/조금씩 나아졌다/망월동 묘역 관리소 잡부로 채용되었다/그동안 딸 셋 시집갔다
막내놈 그놈은/펜싱 선수로/아시안 게임 금메달 걸고 돌아왔다'

막내 아들이 펜싱선수가 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는 부분이 고씨 이력과 일치합니다. 1976년생인 고씨는 만22세 되던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 개인전에서는 은메달을 땄습니다. 그리고 1997~99년 3년 연속 세계펜싱선수권에 한국대표로 출전했습니다.

한편 고은 시인은 20일 고규석씨와 이숙자씨에 관한 시 두 편에 대해 "너무 오래전 쓴 것이라 (고영태씨의 부모 이야기인지 여부에 대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