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음성비서, 드론·VR 밀어내고 ‘블프 승자’ 됐다
입력 2016-12-19 15:31 
구글 홈

미국의 투자회사 오펜하이머의 앤드류 외르크비츠는 올해 홀리데이 시즌(11월 블랙프라이데이~12월 연말)에 음성인식 비서 기기 구글 홈과 아마존 에코의 판매량을 집계하다가 깜짝 놀랐다. 예상을 뛰어넘는 1000만~12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로이터는 18일(현지시간) 올 연말 가상현실(VR), 음성인식 비서, 웨어러블(스마트 시계), 드론 등 4대 뉴 디지털 기기의 판매량을 분석해 음성인식 비서 기기가 가상현실(VR)을 밀어냈다” 고 보도했다. 연말 쇼핑시즌은 진행중이지만 각계 투자기관 및 시장조사전문기관의 집계를 바탕으로 중간점검을 한 것이다.
VR 기기는 성장세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는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투자기관 파이퍼 제프리(Piper Jaffray)는 당초 예상보다 65% 줄어든 22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봤다.
이유는 ‘비싼 가격 때문이다. 고사양 VR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는 599달러,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은 399달러, HTC의 바이브는 799달러에 달한다. 더구나 VR을 즐기기 위해서는 컴퓨터도 최고급 이어야 하는데 현재 VR을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는 컴퓨터는 전세계적으로 600~700만대 밖에 보급되지 않았다. 아직은 시작 단계다. 딜로이트의 폴리(Paul Lee) 분석가는 4인 가족이 VR을 제대로 즐기려면 대략 1만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연말 선물로 비싼 가격의 VR 대신 ‘음성인식 비서 기기를 골랐다. 음성인식 비서(Virtual Voice Assistants)는 소비자들이 음성으로 명령하면 수행하는 기기다. 예를들어 아마존의 음성비서에게 알렉사, 음악을 들려줘”하면 이용자가 선호하는 음악을 들려준다. 구글도 오케이 구글, 오늘 뉴스를 들려줘”라고 명령하면 즉각최신 뉴스가 흘러 나온다. 음성으로 가정내 TV, 조명 등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디지털 기기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아마존 에코는 179.99달러, 에코닷은 44.99 달러, 구글의 구글홈은 129달러에 판매하는데 블랙프라이데이 때 구글홈이 99달러에 판매하는 등 공격적 가격 정책으로 올 연말에만 최소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도 음성인식 비서 기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의 기대 수준이 꺾인 이후 ‘음성인식 비서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웨어러블은 2016년 연말 시즌에 126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측(전미소비자가전협회, CTA) 됐다. 애플의 애플워치가 550만대 판매로 절반 가까이 점유율을 차지했다.
드론은 올해도 ‘틈새 시장에 머물렀다. CTA에서는 이번 시즌에 12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비해서는 판매량이 2배 늘어난 것이다. 오펜하이머의 외르크비츠는 소비자 가전으로서 드론에 대해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비싼 가격과 제한된 사용처 때문에 상당기간 틈새에 머무를 것이란 예측이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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