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인터뷰①] 안은진 “‘블메포’, 직면 그리고 성장이죠”
입력 2016-12-17 08:40 
[MBN스타 김진선 기자] 눈물을 못 참아서 펑펑 울어요. 참으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에서 안나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안은진은 무대 위에서 서글픈 눈물을 뚝뚝 흘린다. 마치 안나라는 인물이 실존한다면 저런 감정을 갖지 않을까, 라는 감정을 툭 건드려, 관객들의 눈시울까지 적신다. 하지만 실제 마주한 안은진은 밝고, 명랑했다. 스스로를 ‘사랑꾼이라고 칭하는 그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안은진은 앞서 ‘가야십이지곡 ‘무한동력 ‘배니싱 ‘안녕, 여름 등에 출연하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그가 출연 중인 ‘블랙메리포핀스(이하 ‘블메포)는 1926년 나치 정권 아래의 독일, 저명한 심리학자 그라첸 박사의 대저택 방화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네 명의 고아들과 보모 메리의 이야기를 범인을 추적하는 것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추적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무게감 있게 그려낸 작품. 극 중 안은진은 안나로 등장해 홍일점으로 극의 무게를 더한다. 한없이 가냘프고 연약한 것 같지만, 기억을 더듬어갈수록 내면의 힘을 높이는 인물이다.

사실 진짜 쉽지 않은 작품이에요. 송상은이 이 작품을 하면 남자배우는 살이 빠지고 여자배우는 찐다고 하던데. 끝나고 정말 배가 고프더라고요. 게다가 퇴장을 못하니까, 저희끼리 눈물, 콧물 타이밍을 찾으면서 집중하고 있어요.(웃음)”

‘블메포는 기억에 대한 작품이다. 사람이 살면서 잊고 지낸 기억과 그 기억조차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동시에 자신이 놓치거나 마주하지 못한 기억에 대해 재고하게 만든다.

‘블메포를 하면서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당연히 작품을 하면서 힘들 수는 있는데 정말 ‘바닥이구나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어요 그때 같이 공연하는 배우들, 극장 관계자 등 모두 함께 해줬어요. 그래서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었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요즘에는 오히려 에너지를 받고 있어요(웃음).”

안은진은 ‘불메포를 통해 배우로서의 성장 뿐 아니라 안은진이라는 한 사람으로서도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 작품이 작품이니만큼 고민을 할 수밖에 없고, 그로인해 달라진 좀도 있다고.

원래 힘든 것은 미뤄두고 해결하는 성격이었어요.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것도 오래 걸리고. 근데 작품을 하고나서 힘든 것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스스로도 그걸 마주하려는 마음이요.”

때문에 안은진에게 ‘불메포는 더없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힘든 마음을 작품을 통해 위로받고, 또 한발자국 나아간다는 것, 배우로서 이보다 더 좋은 경험이 또 있을까.

‘불메포란, 저에게 직면 그리고 성장이에요. 나에게 큰 시련을 이겨내게 한 작품이니까요.”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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