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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FA 시장…경제 이득 크나 전력 이득 글쎄
입력 2016-12-16 06:01  | 수정 2016-12-16 10:11
FA 우규민은 LG 트윈스를 떠나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삼성은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 4명과 계약이 가능했다. 그리고 내야수 이원석(전 두산)과 투수 우규민(전 LG)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04년 심정수와 박진만 이후 12년 만에 외부 FA 영입이다. 정작 내부 FA였던 외야수 최형우와 투수 차우찬은 각각 KIA와 LG로 이적했다. 인 앤 아웃이 2명으로 같다.
차우찬이 LG와 계약하면서 삼성의 FA 시장도 문을 닫았다. 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면 삼성은 몸집을 줄였다. 공식 발표액 기준으로 2명의 외부 FA 영입에 92억원(이원석 27억원-우규민 65억원)을 썼다. 최형우(100억원)와 우규민(95억원)의 계약 규모는 195억원이다. 103억원의 차이다. 지난해 개막엔트리(27명) 기준 삼성의 총 연봉은 73억2800만원이었다.
보상금(전년도 연봉 200%)도 흑자다. 우규민(4억원)과 이원석(1억5000만원)의 보상금은 총 11억원이다. 삼성의 지출이다. 최형우(7억원)와 차우찬(4억원)의 보상금은 총 22억원이다. 삼성의 수입이다. 11억원의 순이익이다.
삼성은 FA 시장에서 우선 목표로 세웠던 최형우, 차우찬을 붙잡지 못했다. 최근 5년간 집토끼가 줄줄이 떠나고 있다는 건 삼성의 과제다. 그러나 선발투수(우규민)를 영입했고, 탈이 많았던 내야수(이원석) 옵션을 늘렸다. ‘효율성을 강조했던 삼성인데, 적어도 최악의 시나리오만큼은 피한 셈이다.
하지만 마냥 웃기 어렵다. FA 시장은 보상금 외 보상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삼성의 FA 시장은 엄밀히 말해 4명이 나가고 4명이 들어온다.
보상선수로 포수 이흥련(두산)과 내야수 최재원(LG)이 지명돼 떠났다. 그리고 내야수 강한울(전 KIA)을 데려왔다. LG의 선수 1명도 조만간 삼성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삼성이 보상금 300%를 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보상선수까지 포함한 인 앤 아웃을 평가하면, 삼성이 웃기는 어렵다. 지금까진 수 싸움에서 밀린 모양새에 가깝다.
군 복무 예정이긴 해도 백업포수(이흥련)를 빼앗겼고, 장래가 촉망되는 멀티 플레이어(최재원)마저 내줬다. 육성과 경쟁을 우선가치로 내세운 김한수 감독 체제에서 주요 선수를 잃었다.
특히, 최재원은 장시환(kt)의 공에 맞아 하악 골절로 시즌 아웃 되기 전까지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복덩이로 평가됐다. 어느 정도 출혈을 감수해야 했던 삼성이지만 그 예상을 뛰어 넘은 파격이자 타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쟁력 있는 내야수가 많을수록 좋다던 김 감독이었다.
삼성은 KIA에서 즉시전력감인 강한울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강한울은 김선빈이 군 복무를 하는 사이 주전 유격수로 활동했다. 프로 입문 전까지 2루수로 뛰었다.
얼떨떨하다는 최재원보다 더욱 격앙됐던 삼성 라이온즈 팬의 반응이다. 최재원의 이탈은 의외였다. 사진=MK스포츠 DB
보상선수 기준으로 가치를 따졌던 삼성에게 강한울은 나쁜 선택지가 아니다. 하지만 많이 약화된 마운드를 보강하지 못했다. KIA는 포수 3명(백용환, 이홍구, 한승택)에 투수를 다수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했다. 삼성의 선택지는 좁았다. 상대의 전력을 약화시키지도 못했다. KIA는 투수 유출이 없었다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FA 시장의 경제적인 이득을 둘째 치고 전력적인 이득은 좀 더 시간과 계산이 필요하다. 자연스레 LG의 20명 외 보호선수 지명이 중요해졌다. 삼성이 현실적으로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3장의 카드 중 하나다(다른 2장은 외국인선수 2명이다).
허를 여러 차례 찔린 삼성의 FA 보상선수 4라운드다. LG와 수 싸움은 다양한 경우의 수 속에 더욱 복잡해지고 치밀해졌다. 고심이 큰 삼성의 최종 선택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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