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장녀 이방카가 ‘새 엄마 멜라니아 트럼프를 대신해 정권 초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14일(현지시간) 정권 인수위원회 소식통을 인용해 이방카가 영부인이 머무는 백악관 이스트윙의 퍼스트패밀리 집무실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방카가 백악관 퍼스트 레이디를 위해 마련된 공간에 사무실을 얻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 이방카가 맡을 역할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아내로 미국 역대 두 번째 외국 태생 퍼스트 레이디인 슬로베니아 출신 멜라니아는 아들 배런(10)이 학교를 마치는 내년 6월까지 워싱턴 D.C의 백악관에 가지 않고 현재 거처인 뉴욕 트럼프타워에 머물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아버지 트럼프와 함께 백악관에 입성하는 이방카는 약 5개월간 멜라니아를 대신해 퍼스트 레이디 노릇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방카는 트럼프 당선인의 첫째 부인인 체코 출신 이바나의 소생이며,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세 번째 아내다.
멜라니아를 대신해 이방카가 ‘대외적인 퍼스트 레이디를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은 대선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멜라니아가 자신의 역할을 백악관 안살림을 책임지는 전통적인 퍼스트 레이디로 제한한데다, 트럼프 당선 직후 CBS 토크쇼 ‘60분에 가족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방카는 지난달 17일 열린 트럼프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회동 자리에 배석하고, 이달 5일에는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14일 트럼프가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도 참석해 자신이 정권 실세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정권 인수위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12일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직에 모든 시간을 집중하기 위해 취임식 전 내 사업체에서 떠나겠다.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사업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되는 이방카가 언급되지 않아, 이방카가 아버지와 같이 공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이방카 역할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막후실세로 꼽히는 남편 재러드 쿠슈너도 특별보좌관 물망에 올라 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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