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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리튬, 中리튬시장 80% 점유…영업익 3배↑
입력 2016-12-12 17:13  | 수정 2016-12-12 19:06
◆ 글로벌 기업분석 / 천제리튬 ◆
지난 5일 선강퉁(선전·홍콩 주식 교차거래) 시대 개막에 맞춰 중국 선전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최대 규모의 리튬 생산 기업인 천제리튬이 최근 투자 유망 종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천제리튬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튬 가격이 급등한 덕택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리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기 있기 때문에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1995년 설립된 천제리튬은 천제(Tianqi)그룹의 자회사로 리튬, 광업, 농기계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1997년 중국 정부와 은행의 지원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리튬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중국과 캐나다 리튬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배터리용 리튬 생산에 나서는 등 밸류 체인을 확장해왔다. 특히 2012년에는 록우드(Rockwood)사로부터 탈리슨(Talison)의 지분 51%를 매입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리튬 광산을 보유하게 됐다. 탈리슨은 세계 최대 규모의 유휘석(스포듀민) 광산인 호주 그린부시 광산을 보유한 업체다.
천제리튬은 호주 그린부시 광산에서의 스포듀민 채광을 기반으로 연간 3만4200t의 리튬염과 2만7500t의 탄산리튬(Li2CO3)을 생산하는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중국 리튬시장의 80%를 점하는 독점적 지위 덕택에 가격 결정력을 지니고 있고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사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4.7% 증가한 17억위안(약 2866억원)을, 영업이익은 336.7% 늘어난 11억위안(약 185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천제리튬이 매출액 43억9400만위안(약 7407억원), 영업이익 24억8600만위안(약 41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135%, 272% 증가한 수준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리튬 수요는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격적인 라인 증설로 리튬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천제리튬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강퉁이 시행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천제리튬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천제리튬의 주가는 38.26위안(약 6449원)이고 시가총액은 369억300만위안(약 6조220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천제리튬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26.33배로 미국 FMC(25.00배), 앨버말(22.84배) 등 경쟁사보다 높다.
천제리튬은 지난 9월 미국의 세일링스톤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칠레 리튬 생산업체인 SQM의 지분 2.1%를 사들이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천제리튬의 주요 업무는 리튬정광, 리튬 화학 제품 생산과 판매이고 SQM은 세계적인 리튬 생산업체"라며 "이번 지분 인수는 두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SQM은 세계 3대 리튬 생산업체 중 하나로 요오드와 리튬, 칼륨, 화학비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리튬 채굴 및 정련 시장은 미국 FMC와 앨버말, 중국 천제리튬, 칠레 SQM 등 메이저 4개 기업이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사실상 소수 기업에 의한 과점 체제다. 리튬과 관련한 글로벌 거래소나 선물 거래 등이 없기 때문에 리튬 공급 물량과 가격은 이들 업체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천제리튬은 중국의 산업 고도화 전략인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2025'로 중국 내 전기차 생산량이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리튬 수요 강세에 따른 수혜를 볼 전망이다. 수요 증가에 대비해 천제리튬은 4년 내에 연 20만t 규모의 수산화리튬 설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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