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해운업, 글로벌 해운동맹서 사실상 오리알
입력 2016-12-12 16:30 

한진해운 청산 가능성과 현대상선 2M(머스크·MSC 해운동맹) 조건부 가입으로 글로벌 해운동맹에 정식 가입된 토종 해운사는 단 한 곳도 없게 됐다. 한때 아시아 2위 해운강국이었던 한국이 해운 변방국으로 밀려난 셈이다. 한국은 2020년 이후에야 세계 해운 ‘메이저 리그 진입을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만해도 한국은 양대 해운동맹을 주도했다. 한진해운이 CKYHE(에버그린·코스코·K라인·양밍) 주력으로 활동했고, 현대상선은 G6 얼라이언스(APL·하팍로이드·OOCL·NYK·MOL)에 이름을 올리며 왕성한 영업을 벌였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암초에 걸려 지난 9월 CKYHE에서 퇴출됐다. 현대상선은 2M과 진통 끝 협상을 벌여 내년 4월부터 이 동맹에 합류하기로 했지만 이는 미주·유럽노선 일부 선박을 공유하는 부분적 동맹이다. 현대상선은 3년 후 재무구조 개선 상황에 따라 재협상을 벌여 2M 정식 가입을 논의한다.
12일 해운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전 한진해운은 상당한 규모 선대를 보유했기 때문에 CKYHE를 주도하며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한국 입장을 대변할 수 있었다”며 이제 그런 영향력을 지닌 선사는 모두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조건부로 해운동맹에 가입한데다 세계 1~2위인 2M과 규모 차이도 커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년 3월 한진해운을 대체해 제2 선사로 출범할 대한해운도 해운동맹 가입은 요원하다. 2M은 이제 막 현대상선과 3년 계약을 끝냈고, 다른 선사도 5년 계약 조건으로 내년 4월 새로운 해운동맹(오션얼라이언스·THE얼라이언스)를 출범하기로 한 상태다. 대한해운은 이들 계약이 만료되는 2022년 이후에야 해운동맹 가입을 바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세계 해운시장에서 한국 지분이 크게 약화되며 운임료 협상 등 굵직한 이슈를 주도할 힘을 잃어버리게 됐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