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PEC 비회원국, 15년 만에 최대 감산 합의
입력 2016-12-11 16:03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회원국에 이어 비(非)회원국들까지 감산에 합의하면서 2년 가까이 지속된 저유가가 반등의 계기를 맞게 됐다. OPEC과 비회원국들이 공동으로 원유생산 감축에 합의한 것은 미국 9·11테러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락해 감산에 나섰던 2001년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다.
OPEC에 가입하지 않은 러시아 등 11개 산유국들은 10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을 55만8000 배럴을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OPEC과 러시아 정부 등이 밝혔다. OPEC 회원국이 지난달 30일 하루 최대 원유생산량을 3250만배럴로 120만 배럴을 줄이기로 합의하고 비회원국들도 감산에 동참할 것을 설득한 결과다. 합의안에 따르면 OPEC 비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는 목표 감산분(60만 배럴)의 절반가량인 30만 배럴을 맡았다. 러시아 외에도 멕시코,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오만, 아베르바이잔, 바레인, 적도기니, 수단, 남수단, 브루나이도 감산에 뜻을 모았다. 이번 합의로 OPEC과 비회원국들은 내년부터 하루 최대 180만 배럴을 감산하며, 이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2% 가량에 해당된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감산 합의에 대해 정말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 수많은 산유국이 한 방에 모여 이런 일을 이뤄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011년보다 감산량이 많은데다 더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며 전세계 석유량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유국들이 내놓은 가장 포괄적인 합의안”이라고 평가했다.
OPEC과 비회원국들이 15년만에 감산에 전격 합의한 데는 저유가의 근본 원인인 공급과잉에 대한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공급이 넘쳐 나면서 2014년 초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해 올해 초 4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칼리다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이번 조치가 내년 국제 원유시장을 안정시키고 관련 투자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산 합의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며 6개월 뒤 재협상할 예정이다. 감산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감독하기 위해 회원국 3곳(알제리·쿠웨이트·베네수엘라)와 비회원국 2곳(러시아·오만) 등 5개 국가로 구성된 감시위원회가 조만간 출범한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OPEC회원국의 감산 합의 소식에 1년여만에 최고치로 올라 배럴당 50달러 선을 넘긴 이후 지난 9일에는 비회원국의 감산 동참 기대감으로 추가 상승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1.50달러에 , 브렌트유는 54.33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원유가격이 현재 예상치인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임영신 기자 /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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