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가결시 대통령 운명 결정할 헌법재판관…"역사 보고 심의"
입력 2016-12-09 11:36 
가결 / 사진=MBN
가결시 대통령 운명 결정할 헌법재판관…"역사 보고 심의"


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앞둔 가운데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탄핵심판 절차를 진행하게 돼 9명 헌법재판관의 면면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들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대통령 탄핵이 결정됩니다.

헌재 재판관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3명과 대법원장이 지명한 3명, 국회가 선출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며 임면권자는 대통령입니다.

박한철 헌재소장과 조용호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정미 재판관은 이용훈 전 대법원장 재직 시 지명됐고,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했습니다.


국회 선출 인사 가운데 김이수 재판관과 안창호 재판관은 각각 야당인 옛 민주통합당과 여당인 새누리당 추천을 받았으며 강일원 재판관은 여야 합의로 선출됐습니다.

박한철 소장과 안창호 재판관은 검사 출신이며 다른 7명의 재판관은 모두 판사 출신입니다.

재판장을 맡게 될 박한철(63·사법연수원 13기) 헌재소장은 2013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해 취임했습니다.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헌재소장이 됐습니다.

검사 재직시절 특수와 공안, 기획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대검 공안부장을 지내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2011년 2월 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바 있습니다. 내년 1월 말 퇴임할 예정입니다.

박 헌재소장이 퇴임하면 새로운 소장이 임명되거나 재판관회의에서 소장 권한대행이 선출되기 전까지는 임명일자 순으로 권한을 대행합니다. 즉, 가장 선임인 이정미 재판관이 소장직을 대행하고 재판장까지 일단 맡을 전망입니다.

헌재법과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관한 규칙상 권한대행은 재판관회의에서 선출합니다. 재판관회의는 사유가 생긴 날부터 7일 이내에 소집해야 합니다. 선출 전까지는 임명일자 순으로 권한을 대행합니다.

관례대로라면 이 재판관이 맡게 되지만, 잔여 임기가 짧은 점이 변수여서 김이수 재판관이 맡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정미(54·16기) 재판관은 2011년 3월 14일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최연소 헌법재판관이 됐다.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호를 중요시하는 판결을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내년 3월 퇴임 예정이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박 헌재소장과 이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권한대행과 탄핵심판 재판장으로 거론되는 김이수(63·9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국회 선출(야당 몫)로 임명됐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사건에서 재판관 중 유일하게 해산 반대 의견을 내는 등 헌재 내에서 대표적인 진보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이진성(60·10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양승태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임명됐습니다. 법원행정처 차장과 서울중앙지법원장 등 법원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엘리트 판사 출신입니다.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창종(59·12기) 재판관도 2012년 9월 20일 양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임명됐습니다. 대구·경북에서 주로 활동한 대표적인 지역 법관입니다. 경북 구미 출신입니다.

안창호(59·14기) 재판관은 대전지검장과 광주고검장, 서울고검장을 지내다 2012년 9월 20일 국회의 선출(여당 몫)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됐습니다. 대검 공안기획관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 출신이지만 '합리적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강일원(57·14기) 재판관은 2012년 9월 20일 국회 선출(여야 합의)로 임명됐습니다. 대법원장 비서실장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판사 출신입니다. 2014년 12월부터 베니스위원회 헌법재판공동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정무능력과 국제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조용호(61·10기) 재판관과 서기석(63·11기) 재판관은 2013년 4월 19일 박 대통령이 임명했습니다.

충남 출신으로 건국대를 나온 조 재판관은 춘천지법원장과 서울남부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 서울고법원장 등을 지낸 정통 법관 출신입니다.

보수 성향인 서 재판관은 부장판사 시절에 헌재 연구부장으로 파견 근무한 경력이 있고 법원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통했습니다. 청주지법원장과 수원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냈고, 꼼꼼한 스타일의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재판관별로 진보, 보수 성향이 엇갈리는 데다 이번 사안의 경우 소추 내용이나 심리 경과에 따라 깊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여 어떤 결론이 날지 주목됩니다.

한 헌재 관계자는 "탄핵안이 헌재로 넘어온다면 재판관들은 역사를 보고 심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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