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금리인상·파업·자금조달, 대한항공의 3중고
입력 2016-12-08 17:11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일구며 상승 기류를 탔던 대한항공이 연말 재무 위험 먹구름과 맞닥뜨렸다.
미국 금리 인상, 노동조합 파업, 자금조달 난항 등 이번달에만 3대 난제가 겹치며 사면초가 상태다.
8일 대한항공 이사회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 이후 재무 한계점에서 막 벗어났는데 다시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며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차 변곡점은 미국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14일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차입금(14조7200억원)이 가장 많다. 최대 국적사인 만큼 비행기 리스 등에 막대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빌린 돈은 많은데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늘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 차입금 가운데 달러화는 62.5%로 가장 많다. 미 금리 인상 영향으로 강달러 국면에 접어들면 원화환산 부채도 불어난다.
대한항공 내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평균 금리가 1%가 올라가면 970억원 이자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원화값이 10원 떨어지면 920억원 외화평가손을 입을 전망이다. 현재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달 인상 가능성을 90%로 보고 있다.
20일에는 조종사 노조 파업이라는 ‘겹악재가 있다. 노조는 37%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1.9%로 맞서다 7일 노사 협상이 결렬됐다. 양측 간극 차이가 워낙 커 현재로써는 파업 가능성이 크다.
파업 강행시 국제선 운항 비중은 평소 80%(국내선 50%) 선으로 떨어진다. 한창 돈 벌어야 하는 연말 성수기 타격이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만약 노사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재무 과열이 걸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현재 노조 주장 관철을 가정했을 때 대한항공이 지출해야 할 비용은 1300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의 11%에 달한다.
돈 구할 곳은 급한데 신용등급(BBB+ -> BBB)은 지난 6일 더 떨어졌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자금조달 창구가 막힌 셈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섰다 3분기 영업이익을 내며 910%까지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위험 수준으로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태다.
이에 대한항공은 3억 달러 규모 해외 영구채(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9월부터 추진했지만 투자자 외면으로 아직까지 후속 일정을 잡지 못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3분기 이익을 내면서 영구채 발행 계획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에 손 벌리지 않고 부채를 잡으려면 자체 실적을 잘 가꿔나가는 길 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특히 최근 중국이 한국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20% 깎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이번달부터 매출 타격이 나타날 전망이다. 대한항공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15%에 이른다.
이날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자본 확충 없이 자체 영업력으로 부채비율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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