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이 본 신간] 안희정의 함께, 혁명 외
입력 2016-12-08 14:30  | 수정 2016-12-08 14:30


차기 대권 주자이자 현 충청남도 도지사인 저자의 자전 에세이.

'담금질'과 '247명의 대통령'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콜라보네이션'에 이은 안 지사의 다섯 번째 저서. 열여섯의 나이에 혁명을 꿈꾸며 학교 문을 박차고 나가고, 다시 검정고시로 대학교에 들어가 민주화 운동을 하다 수감되고, 이어 야당 의원실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도정 책임자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저자의 삶에 큰 영향을 줬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안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인생이 전환됐다고 말한다. 그는 "나는 그런 노무현이 좋았다. 출세를 향한 욕망으로 기득권 질서 속에서 변변찮은 자리라도 얻겠다고 안방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는 것보다는 마당에서 설렁탕 한 그릇이라도 당당하게 먹는 것. 그것이 내 기질이었다"고 밝힌다.

또 대권주자로서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제도를 운영하는 리더십 등 정치를 바라보는 자신의 견해도 이 책을 통해 풀어놓았다.



수많은 저서와 역서로 영적 화두를 제시했던 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사제 수품 55주년을 맞아 펴낸 55번째 저서.

인생의 경험을 토대로 쓴 수필집 '질그릇의 노래'는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이야기하듯, 친절하고 다정한 어조로 풀어낸 선물 같은 책이다.

5개의 장에 50가지 글을 담은 정 추기경은 '행복한 삶'을 이야기한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나 불행하다고 느끼며 사는 사람이나,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원리가 틀림없이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떠날 때, 행복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진정으로 행복한 일생을 산 사람일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정 추기경은 "여든을 넘으면서 육체 여러 기관의 기능이 하나둘씩 퇴화하는 것을 체험한다"면서 "이를 통해 육체와 연관된 길은 덧없는 것이고, 오직 생명의 주님이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축복을 받는 유일한 길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2009년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수필집을 행복에 대한 오랜 묵상과 고찰이 담겨 있다.



도쿄대 역사상 최연소 강사가 전하는 리더십 명강의가 책으로 나왔다.

주어진 과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과거에 요구되는 능력이었다면 현재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과제를 적절히 설정, 팀으로서 해결해가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시대다. 책은 새로운 시대의 리더에 관해 논의를 담았다.

2012년 4월부터 3년간 개설된 '소셜 비즈니스를 위한 팀 빌딩'이라는 이름의 강의를 엮은 책은 저자의 수업과 학생들의 발표 및 피드백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화가 인간의 상상에 머물기 때문이다.

서양 근대 문명을 풀이하는 굵직한 글을 써온 주경철 서울대 교수는 디오니소스의 잔인한 복수극을 통해 권력의 정당성, 신의 정의, 인간의 고귀함을 읽어낸다. 그는 "역사와 문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흔적들을 천착하여 인간과 사회의 큰 흐름을 짚어보는 동시에 그 내밀한 속사정을 읽으려 하는 점에서 분명히 서로 상통한다"고 말한다.

신작 '일요일의 역사가'는 신화는 물론 14세기 모로코 왕궁 출신의 여행자 이븐 바투타가 남긴 여행기, 잔혹한 통치자였던 러시아의 이반 뇌제를 다룬 영화 '폭군 이반' 등 모두 열한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아스테카 문명의 인신 희생 제의를 보여주는 '과달루페의 성모', 중세의 베스트셀러들을 두루 섭렵한 이탈리아 산골 마을의 기인 메노키오, 15세기 마녀에 대한 개념서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등 문화의 저변을 두껍게 형성해온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역사가도 일요일에는 다른 일 하고 다른 꿈을 꾸고 싶다"고 말한다. 책의 이름이 일요일의 역사가인 이유다.



신간 '세계문학 브런치'는 복잡한 해설이나 의미를 벗어나 문학 그 자체가 전하는 재미와 감동에 초점을 맞춘다. 소설이나 희곡 속 인물의 관계도를 파악하고 사건의 전개를 알아 가는 과정에서 문학의 참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정시몬은 고전 문학의 참맛을 조금씩이나마 직접 선보이려는 뜻에서 이 책을 썼다. 그는 서문에서 "그 어떤 이득을 따지기에 앞서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어야 한다.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면서 그로부터 섭취할 수 있는 각종 비타민과 풍부한 섬유소만 생각하는 사람은 뭔가 인생을 잘못 사는 것 아닐까. 사과는 우선 맛으로 먹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의 각 챕터에 엄선된 세계문학의 명장면, 명문장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문학 맛을 음미하는 기회를 누렸으면 한다"고 밝힌다.

독자에게 직접 전하는 재미와 감동에 초점을 맞추는 '세계문학 브런치'에는 서양 문학의 원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서부터, 애거사 크리스티의 명품 추리 소설, 영문학의 보물 셰익스피어의 희극과 비극과 역사극, 독특한 매력을 내뿜는 카프카의 부조리 소설, 담백한 시어로 깊은 울림을 전달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전원시에 이르기까지 50여 작가들의 시, 소설, 희곡 작품 80여 편이 망라되어 있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한민국은 분노와 공포로 덮여 있다. 책은 세상에 분명한 악이 존재하며 구분이 불분명한 선과 악이 혼재함을 권력과 재력 앞에 무너진 사람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신작 '공포의 세기'는 1995년 등단해 8년간 7권의 책을 낸 후 2003년 돌연 절필을 선언했다. 10년 만에 돌아온 작가의 작품이다. 공백 기간 기술직 노동자로 일했다는 작가는 개인의 내면으로 채웠던 그림에 사회적 배경의 비중을 늘렸다.

작가는 잔인한 모비의 출생과 성장과정을 보여주며 '경' '심' '령' '효' '수'라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모비의 아버지는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결혼하고, 모비의 어머니는 아들을 키워가면서 종교에 집착한다. 자폐아인 모비를 위해 어머니는 성경을 읽어주지만, 모비는 강도 행각을 벌이는 소년이 된다. 작가는 평범한 듯 보였던 다른 소년도 모비와 같은 악인이 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국정농단 사태로 절망적인 함성이 광장 전체를 집어삼키는 가운데 저자는 우리가 절망과 공포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진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mbn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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