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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는 다섯인데 선수는 12명, 다저스의 선발 경쟁
입력 2016-12-08 12:27 
2017년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예정이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자리는 다섯 개, 선수는 열두 명. LA다저스의 선발진 얘기다.
다저스는 이번 윈터미팅 기간 좌완 리치 힐과 재계약에 합의했다. 이후 선발 투수와 관련된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힐의 합류로 40인 명단에는 12명의 선발 투수가 자리했다.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팀 선발 로테이션을 모두 채우고도 남을 숫자다.
건강하다는 전제 아래, 지난 시즌 활약한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마에다 겐타는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거의 확정적이다. 남은 선수들 중에는 류현진을 비롯해 스캇 카즈미어, 브랜든 맥카시, 알렉스 우드가 있고 여기에 젊은 선수들인 훌리오 우리아스, 호세 데 레온, 로스 스트리플링, 브록 스튜어트, 이번에 40인 명단에 막 합류한 체이스 데 용이 있다.
다저스가 선발진을 트레이드로 정리한다면 그 대상은 카즈미어, 혹은 맥카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이 트레이드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으나 2년간 부상으로 한 경기 등판에 그친 그를 데려갈 팀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트레이드할 팀이 있다는 것은 오히려 더 좋은 소식이다. 그 구단이 지난해 그가 실전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며 전력 활용의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행여 다저스 구단이 드래프트 지명권이나 다른 대가를 바라고 덤핑용 트레이드를 하는 거라면 그것은 정말 슬픈 일이 될 것이다.
아무튼, 다저스가 지금 당장 이대로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고 치면 9명의 선수가 세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꼴이 된다. 데 용은 이제 40인 명단에 합류한 선수이고 스튜어트와 스트리플링, 우리아스가 마이너 옵션이 남아 있고 우드가 지난 시즌 불펜으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하지만, 이들에게도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2017년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피튀기는 경쟁이 될 확률이 높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최근 윈터미팅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아스, 데 레온 등 젊은 투수들을 언급하며 "이들을 유망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 코치, 구단에게 '팀에게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줄 선수가 던지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서비스의 문제도 아니고, 계약의 문제도 아니다. 최고의 선수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계약 문제 등으로 실력이 검증된 어린 선수들이 마이너리그로 밀려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츠는 실제로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후보로조차 거론되지 않았던 스트리플링을 5선발로 발탁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보여줬다. 그리고 5승 9패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으로 무난한 데뷔 시즌을 치렀다.
지난 9월말 팔꿈치 괴사조직제거 치료 이후 애리조나에서 한 달 정도 재활을 했던 류현진은 이후 한국으로 이동, 김용일 LG트윈스 트레이닝코치와 재활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그의 회복 과정을 지켜 본 다저스이기에 트레이드를 할 것이 아니라면 최소 한 번의 기회는 더 줄 가능성이 높다. 2017년 스프링캠프는 그 '두 번째 기회'의 무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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