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순실 조카 장시호 "뵙고 싶었습니다"?…질의 의원과 농담 주고받는 등 황당 발언 '주목'
입력 2016-12-08 11:14 
최순실 조카 장시호 / 사진=연합뉴스
최순실 조카 장시호 "뵙고 싶었습니다"?…질의 의원과 농담 주고받는 등 황당 발언 '주목'


"(질의하는 의원을 향해) 뵙고 싶었습니다"

"몸이 안좋아 개명하게 됐습니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조카로 현 정부 문화·스포츠계 정책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장시호(37)씨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습니다.

7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 제2차 청문회에 나와 자신을 둘러싸고 무성하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하는 기회를 가진 것입니다.

그러나 핵심 의혹을 놓고는 "검찰에서 이미 말했다"고 답변을 회피하고 곤란한 질문에는 동문서답이나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때때로 명랑한 표정을 지으며 엉뚱한 답변을 연발하거나 결혼기념일도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 '꽁꽁' 싸매고 출석…"이모가 시켜서" 떠넘기기

당초 증인 출석을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던 장씨는 오후에야 청문회장에 들어섰습니다. 최씨 일가 중 유일하게 참석한 탓에 이목이 쏠리자 그는 안경을 쓰고 얼굴 아래를 검은 패딩점퍼에 완전히 파묻었습니다.

장씨는 증인선서 때조차 얼굴을 가렸다가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으로부터 호통을 들은 후 초반에는 "검찰에서 다 말했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질의가 계속되자 느리면서도 분명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나가기는 했으나 예민한 질문에는 정확한 답변을 피하면서 진상규명에는 별 소득이 없었습니다.

특히 장씨는 이모인 최씨가 지시하면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며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했습니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운영을 맡은데 대해서도 "관련 업무경험은 없지만 제주도에서 살 때 이모(최순실)가 아기를 키우지 말고 일해보라고 해 거스를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씨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최씨와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이 쏟아지자 답변 시 '최순실', '이모', '이모님', '최순실씨' 등 다양한 호칭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 '엉뚱답변' 연발…"대통령, 취임후 안만났다"

장씨는 이날 "제가 미우시죠?"라고 묻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깜짝 질문에 "네. 뵙고 싶었습니다"라고 응수해 좌중에선 폭소가 터져나왔습니다.

연세대에 입학한 게 본인 실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망설임없이 "네"라고 답변하며 자신 외에 다른 승마특기생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가' 투성이인 고교 성적표 언급엔 "인터넷에서 봐서 알고 성적은 '하(下)'였다"고 인정하면서도 각종 대회 입상기록을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을 취임후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단 한 번도 없다"고 단호하게 부인했습니다.

장씨가 결혼하기 약 한 달 전인 2006년 5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득씨의 집에 머물렀다는 내용과 관련해서도 "저희 집에 머문 적이 한 번도 없다. 어머니도 검찰조사를 받은 걸로 안다"고 부인했습니다.

어머니 최순득씨가 대통령에게 김치를 담가 갖다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치장사를 한 적은 없다"고 동문서답했습니다.

'본인이 평창올림픽을 망치고 있는 걸 모르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습니다.

개인 신상과 관련해선 "몸이 안 좋아 '장유진'에서 '장시호'로 개명하게 됐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건강이 나아지진 않았고 특정 연예인을 따라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밖에 "대포폰은 아니지만 휴대전화를 5대 썼다", "태반·마늘주사는 맞아봤지만 감초·백옥주사는 안 맞아봤다"며 의외로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장씨는 강릉에는 한 번도 가본 일이 없으며, 박 대통령이 은퇴하면 제주도에서 함께 살고 싶다고 발언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반박했습니다.

친구들에게 공진단을 주며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것이라 과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사실이 아니며 "귀한 것이라고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지인들에게 최순실씨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함께 드라마를 본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소문에 대해선 "최씨는 텔레비전을 잘 안 보는 걸로 안다"고 말했고, 최씨의 태블릿PC와 관련해선 "사용할 줄 모르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씨는 또 자신은 어깨 통증으로, 어머니는 유방암 수술 후 차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이 간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머뭇거리며 "그 내용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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