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성조숙증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아 대비 여아의 성조숙증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치료 법이 요구되고 있다.
한의학 박사 박승찬 교수와 한방내과 전문의 최규희 원장 연구팀은 최근 국내 1급 학술지인 ‘대한한방소아과학회지에 ‘통계자료를 통한 국내 성조숙증 진료현황 분석 논문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성조숙증이란 2차 성징시기가 일찍 나타나 호르몬 분비 촉진과 더불어 발육 상태 및 초경이 빠르게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남아의 경우 9세 미만에, 여아의 경우 8세 미만에 사춘기 현상이 발생한다면 성조숙증이라 판단할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지난 2010년 2만 8,251명에서 지난해 7만 5,945명으로 약 2.7배 증가했다. 특히 0~18세 인구가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청소년의 성조숙증 발병 비율은 늘고 있다. 실제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0~18세 환자 비율은 지난 2010년 1000명중 2~3명 에서 2015년 8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환자 수와 더불어 진료 비용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조숙증 요양급여 총 비용은 최근 5년 동안 약 2.2배 증가했다. 루프린 주사에 사용된 총 비용 또한 같은 기간 1.9배 늘었다.
연구팀은 성조숙증 환자의 남녀 비율중 여자환자의 비율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집계했으며 이처럼 성조숙증 여자 환자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진료 시기의 차이를 꼽았다. 남아는 고환 크기 증가 등의 2차 성징 징후를 쉽게 관찰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늦은 나이에 크는 경우도 많다는 인식 때문에 진료를 받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반면 여아는 5~9세 때 성조숙증 진료를 받는 사례가 많았다. 이는 남아 대비 2차 성징 발현 여부가 쉽게 관찰된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이번 성조숙증 치료사례 수가 실제로는 더욱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당 자료가 양방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만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한의원으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견해다.
박승찬 박사는 이번 논문 연구는 성조숙증이 이미 공공의료정책의 중요한 이정표로서 하나의 심각한 질병으로 인식하고 그 예방에 힘써야 하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사춘기 조기 성조숙증 발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있는데 그 중 조절 가능한 요인은 환경적 요인”이라고 전했다.
박승찬 박사는 이어 우리나라 청소년은 비만도가 높은 경우, 패스트푸드 섭취량이 하루 한번 이상으로 빈번한 경우, 성장 촉진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경우에 성조숙증이 유의하게 증가하며 이밖에도 환경호르몬 등 내분비교란물질 노출, 가정환경과 스트레스, 운동량, 수면시간, 빛 자극 등이 성조숙증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환경적 요인들을 차단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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