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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팬텀②] 박효신 그대의 ‘팬텀’이 없다면…황홀함 그 자체
입력 2016-12-08 09:52  | 수정 2016-12-08 09:5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크리스틴! 네가 없는 삶은 끝이 없는 사막, 숨을 조이는 악몽 같아. 혼자 쓸쓸히 난 네 손길만 기다려. -팬텀 ‘그대의 음악이 없다면 중”
가면 하나로 감추기엔 그 매력이 너무나도 넘친다. 타고난 예술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흉한 얼굴 때문에 평생 가면 속에서 살아야 하는 남자,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지하에서 숨어 지내는 비운의 사나이, 박효신이 또 한번 ‘오페라의 유령 팬텀으로 돌아왔다.
한 마디로 박효신은 팬텀 그 자체였다.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사람들을 피해 빛이 없는 오페라 극장 지하 은신처에 살고 있는 에릭. 그는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얼굴 때문에 존재를 숨긴 채 ‘유령으로 살아간다.
그런 그의 앞에, 천상의 목소리만큼 심성 또한 아름답고 순수한 크리스틴이 나타난다. 첫 눈에 그녀를 사랑하게 된 그는 그녀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조력자가 되준다. 오페라 극장의 새 극장장과 새로운 디바 부부가 크리스틴을 곤경에 빠트리자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녀를 지키려는 비운의 순정파.
에릭은 수시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세상을 원망한다. 또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으로 크리스틴을 사랑하며 행복에 젖기도 하고 집착하며 오열도 한다. 태생적인 비극으로 항상 가슴속에 아픔을 살고 있는 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엔 열정과 사랑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다채로운 팬텀을 박효신은 입체적으로 완성해낸다. 감정은 더 깊어졌고, 성량은 더 풍부해졌으며 기교와 연기는 완전히 물이 올랐다.
덕분에 그가 등장 후 몇 넘버가 채 지나기도 전에 관객은 금세 팬텀에 빠져버린다. 작품에 녹아드는 것 역시 시간문제다.
박효신이 오열할 땐 관객도 함께 흐느꼈고, 그가 사랑에 빠져 행복해할 땐 관객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작품 중간 중간에 예상치 못한 멘트로 반전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며 무대를 완전히 장악한다.
무대에 선 박효신은 ‘팬텀과 혼연일치 돼 관객들과 함께 호흡을 이어갔다.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팬텀 그 자체였다.
‘팬텀은 내년 2월 2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다. 박효신, 박은태, 전동석, 김순영, 김소현, 이지혜, 김주원, 손준호 등이 출연한다. 185분, 만 7세 이상.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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