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64·사법연수원 10기)는 7일 ‘국정농단 비선실세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기록 검토와 업무분장에 나섰다. 특검은 전날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검사장)로부터 1톤에 달하는 2만장 분량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았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52·22기)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박 특검의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사기록 양이 워낙 방대해서 밤새 복사 작업을 하고 오늘 오전에야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개시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일단 기록 검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5일 임명된 특검보 4명 중 3명과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56·23기·파견검사팀장) 등 선발대 파견검사 10명은 임시로 마련한 사무실에서 기록 검토를 시작했다. 조만간 파견검사 10명과 특별수사관 40명이 추가로 합류하면 수사팀 구성이 끝난다.
특검은 이르면 13일 정식 사무실에 입주한 뒤 조사대상 소환, 압수수색 등 본격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사무실이 들어설 서울 대치동 대치빌딩은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의 특성상 보안시설 마련 등 내부 공사에 한창이다. 특히 사무실이 선릉역 바로 앞 유동인구가 많은 테헤란로 큰길가인데다 주변에 건물이 밀집해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20층으로 특검은 17~19층을 임차했다. 기존에 S저축은행과 J법무법인 사무실로 쓰던 곳이다. 층당 면적은 450㎡(약 136평)다. 전체 수사인력이 120여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인 만큼 역대 특검에 비해 공간이 넓다. 2012년 내곡동사저 특검팀은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근처 7층짜리 빌딩 전체를 임차했지만 총 면적은 924㎡였다.
각 층에는 영상조사실 2개를 비롯해 회의실·사무실 등이 들어선다. 창문 전면에 특수 필름을 붙여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했다. 각 층에는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보안·경비시스템과 폐쇄회로(CC)TV도 설치한다.
최순실 씨(60·구속기소)와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 대기업 총수 등이 소환될 때는 건물 뒷편으로 뚫려있는 3층 주차장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엘레베이터 4대와 비상계단 2곳을 통해 특검 사무실로 갈 수 있다. 소환자 노출을 막기 위해 이중 일부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역대 특검 사무실은 철통보안으로 관심을 모았다. 2003년 대북송금 특검 때에는 남북관계와 직결된 내용을 수사하는 만큼 보안이 남달랐다. 당시 대치동 H빌딩은 출입문에 보안카드를 찍어야만 출입할 수 있었고 24시간 경비 시스템과 CCTV도 마련됐다. 방음벽과 도청방지 장치도 설치됐다. 사무실 안에 화장실과 건물 입구와 통하는 비상계단이 따로 있어 피조사자의 신분 노출도 최소화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일 때 수사에 착수한 BBK 특검의 역삼동 H빌딩 2층은 건물 구조상 창문이 아예 없었다. 또 전체 건물에 출입문이 하나뿐이었고 모든 복도에 가벽을 세워 외부인 접근을 차단했다. 특검 건물 근처에서 돌발 시위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의경 1개 중대가 동원되기도 했다. 같은 해 삼성 비자금 특검 때에도 한남동 G빌딩 창문에 필름·판 등을 덧대 보안을 유지했다.
[이현정 기자 / 정주원 기자 /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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