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가 몰랐던 ‘항생제’…아이가 감기 걸렸다고 먹여도 될까
입력 2016-12-03 14:17  | 수정 2016-12-04 14:38

날씨가 겨울로 접어들면서 감기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 어린이 감기약 처방전에는 어렵지 않게 ‘항생제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항생제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데…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매년 70만명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로 목숨을 잃는다.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오는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명이 내성균에 의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특히,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항생제 사용률이 높아 부작용이나 내성 발생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결과 2014년 기준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30.1DDD로 OECD 평균인 21.1DDD보다 높다.
도대체 항생제가 인체에 흡수되면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까.
항생제는 미생물에 의한 감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 주로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약물인데, 원인 세균의 종류와 감염부위에 따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가 다르다. 같은 종류의 세균일지라도 치료가 가능한 항생제가 다를 수 있으니 처방 받은 항생제 외에는 투여하면 안된다.

특히, 어린이는 성인보다 항생제 남용에 따른 부작용에 더 자주 노출된다. 감기와 중이염은 어린이에 대한 항생제 처방이 가장 많은 질병이다. 감기의 80~90%는 바이러스 감염증이어서 세균을 제거하는 항생제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소아 환자의 부모들이 무턱대고 의사에게 항생제를 처방해 줄것을 요구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내성과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살아남아 증식하게 되면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줄어든다. 소위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된 경우에는 치료할 항생제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항생제는 병원균 외에 유산균 등 체내에 존재하는 유익균까지 모두 죽이기 때문에 세균 감염이 의심되거나 세균성 염증 질환으로 인해 항생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장내 유익균을 늘릴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다.
사람의 장내에 있는 유익균은 영양분을 대사해 유기산을 만들고 항균물질을 만들어내 각종 질병 예방 및 면역조절 작용에 기여한다. 이러한 유익균이 부족하고 유해균이 많아지면 장에 독소와 노폐물이 쉽게 쌓여 각종 성인병과 암이 유발되고 노화가 촉진된다. 특히 면역세포는 소장에 많이 모여 있어 소장에 유해균이 증식하면 면역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항생제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가벼운 감기처럼 항생제 없이 치료할 수 있는 병에는 가급적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병원 진료시 의사에게 항생제를 꼭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라면 빼 달라고 요청하는 게 좋다. 선진국에서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약물치료 없이 집에서 푹 쉬도록 한다고 한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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