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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젝스키스 "재결성, 소중한만큼 조심스러웠죠"
입력 2016-12-03 08:0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지금은 젝스키스에 올인하고 싶은 마음이 멤버들 모두 강해요. 다시 뭉칠 때부터 정말 조심스러웠어요. 조심스럽고, 소중하고. 예전 명성에 그만큼 잘 해내지 못하면 우리 스스로도 자신감도 상실하게 될 것 같아 조심스러운 부분이었죠. 그래서 더욱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입니다.”(은지원)
본격적인 겨울을 알리는 12월의 첫날, 컴백 인터뷰를 위해 모처럼 공식석상에 앉은 젝스키스는 이 자리가 불편하고 어색하다”며 너스레 떨었다.
다시 뭉친 감회는 한 마디로 좋다”. 은지원은 간만에 북적북적해서 좋은 게 크고, 나에겐 동생들이지만 동생이라기보단 친구 같은 느낌이다. 동지가 갑자기 늘어난 데 대한 익숙함과 생소함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담담한 듯 하지만 상기된 표정을 감출 수는 없었다.
1997년 4월 15일 데뷔한 젝스키스는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2000년 무수한 팬들의 바람을 뒤로 하고 전격 해체를 결정, 공식 활동을 마감한 바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MBC ‘무한도전-토토가2를 통해 재결성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고 이후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해체 16년 만에 공식적으로 재결합했다.
한 번 아이돌은, 결국 영원한 아이돌인 걸까. 컴백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아이돌 타이틀이 다시 이들에게 다가왔다. 화석이 된 ‘원조 아이돌 아닌, ‘현재진행형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더욱 영예로운 숙명이 됐다.

다시 ‘아이돌 호칭을 얻게 된 데 대해 이들은 기분 좋고, 감사할 따름”이라 입을 모았다. 예전엔 아이돌이 10대에 한정된, 10대의 우상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아이돌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 바뀌었죠. 예전엔 수명이 짧은 상품 이미지가 강했는데, 요즘은 다들 오래, 왕성하게 활동하잖아요. 10대의 아이돌이 있다면 우린 30~40대의 아이돌이죠.”(은지원)
젝스키스 해체 후 솔로 뮤지션으로 변신 후에도 ‘아이돌 출신이라는 대중의 혹독한 시선을 감내해야 했던, 이후 예능으로 친근해졌으나 다시 ‘원조 아이돌로 돌아온 은지원으로서는 현 상황이 복잡 미묘할 법도 하다.
요즘 정체성이 헷갈리고 있어요.(웃음) 예능 할 때는 예능 집중한다고 모든 걸 내려놓고, 못 웃기면 집에 가서 고민하고. 힙합 음악 할 때는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고민 하고. 지금은 다시 멤버들을 만나 아이돌을 하고 있는데, 그 모든 과정들이 나에게 도움으로 되돌아온 것 같다. 여러 강점들을 상황에 맞게 매치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은지원)
은초딩은 없었다. 예전의 그 카리스마 리더, 은지원의 귀환이다.
젝스키스를 ‘냉동인간이라 불리게 한 장본인, 강성훈의 다짐도 특별하다.
솔직히 나이 때문에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아이돌이라 불러주시니 기분은 좋아요. 적어도 마흔다섯 정도까진 계속 아이돌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게 관리하고 노력하려 합니다.”(강성훈)
이날 발표한 ‘2016-리 앨범은 기존 히트곡들을 재편곡, 재녹음해 수록한 리메이크 앨범이다. 젝스키스는 새 앨범을 준비하고 콘서트를 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진행된 앨범”이라며 예전 팬들 그리고 새로운 팬들의 접점 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젝스키스가 ‘이런 노래를 해오던 팀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특히 새롭게 녹음하는 과정에서 겪은 마음가짐의 변화도 남달랐다.
함께 작업하는 느낌이었어요. 예전엔 작곡가의 생각이 100%였다면, 이번 앨범은 우리 생각이 90% 차지한 앨범이죠.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YG와 함께 하면서 느낀 시스템적 강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YG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최신 장비가 갖춰져 있어서 사운드 자체도 풍성하고 빵빵하더군요.”(강성훈) 마스터링과 믹스 수정을 현석이형(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이 직접 해주시는데, 현석이형이 우리 세대잖아요(웃음). 우리의 감성을 잘 살려주셨죠.”(은지원)
16년 만에 다시 함께 녹음부스 앞에 서 달라진, 노래를 대하는 자세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책임감이 더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작곡가가 원하는 대로 하면 됐는데 지금은 좋은 음악을 하게 하는 책임감이 커졌죠. 녹음 시간이 길어지면 지치고,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어서 부담이 될 법 한데 (프로듀싱을 맡아준) 타블로가 그런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김재덕)
편하게 녹음할 수 있게 내버려두니까 오히려 더 욕심도 생기고, 실력도 느는 것 같아요. 거기서 못해버리면 안되니까 본인이 더 연습 해보게 되고요.”(은지원)
노래와 달리 필연적으로 신체의 한계를 절감할 수 밖에 없는 퍼포먼스 부분의 변화는 조금 특별하다. 은지원은 안무와 퍼포먼스가 더 격렬해졌다. 인체의 신비를 느끼고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체력이 더 늘고 있어요. 처음에 아팠던 근육도, 근육이 빠져서 아팠던 것 같더라고요. 근육이 느니까 더 안 아픈 것 같고, 체력도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점프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뛴다는 것 자체가 하하. 예전엔 뛰지도 못했는데 뛰는 것만 해도 어딘가요.”
새출발선에 선 지금은 설렘과 떨림 뿐이지만 이들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0년, 뜻밖에 해체해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던 ‘문제적 팀이었다. 당시 결정에 대해 이들은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지만 인기 있을 때 해체하는 게 정말 힘든 결정이었지만 그 결정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밝혔지만, 이후 개인 활동을 하거나 비(非)연예인의 삶을 사는 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다수 그룹의 재결성 가능성이 속속 제기되는 과정에서도, 젝스키스의 재결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산전수전을 극복하고 돌아온, 다섯개의 수정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더 오기도 생겼고, 탄탄해졌죠. 산전수전 다 겪다 보니 멘탈도 강해졌고요. 살다 보면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예상치 못한 변수도 생기는데, 그만큼 좋은 모습으로 활동할겁니다. 멘탈만큼은 우릴 따라올 자가 없어요. 특시 수원이요(웃음).”(강성훈)
재결성 이후 쏟아진 뜨거운 반응에 대해 고마움을 표한 이들은 이번 컴백이 ‘반짝 이슈 아닌, 긴 쉼표 뒤 다시 시작된 여정임을 강조했다.
‘우리 오빠들이 활동을 이렇게 짧게밖에 못 했는데라며 응원을 보내주시는 예전 팬들, 그리고 새로운 팬들이 탄력을 받게 해주시는 부분이 공존하는 듯 합니다. 그 때의 아쉬움이 컸던 만큼 좋은 반응 보여주시는 게 아닌가 싶고요. 이번에 연말 선물을 팬들에게 드렸고, 팬들도 저희에게 큰 선물을 주셨는데, 신년에는 새로운 곡으로 더 멋지게 돌아오겠습니다.”
내년 대대적으로 계획 중인 데뷔 20주년 활동을 앞둔 이들은 당분간은 개별 활동은 접어두고 젝스키스 활동에 올인할 생각이다. 재결성 후 첫 작품인 ‘세 단어를 통해 밝힌 이들의 다짐을 믿고, 팬들 역시 다시 헤어짐에 대한 우려는 접어두고, 그냥 현재를 즐기면 될 듯 싶다.
우린 흩어지면 죽어요. 뭉치면 살지요.”(강성훈)
psyon@mk.co.kr/사진 YG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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