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앙수사부 인연, 朴특검과 崔민정수석…10년 만에 '창과 방패'로 재회
입력 2016-11-30 17:53 
박영수 최재경/사진=연합뉴스
중앙수사부 인연, 朴특검과 崔민정수석…10년 만에 '창과 방패'로 재회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수사' 임무를 부여받은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는 지금은 없어진 검찰 특수수사의 총본산 격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2005년∼2007년 역임했습니다.

이 기간 그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중수1과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법무 참모인 최재경(54·연수원 17기) 현 청와대 민정수석입니다. 약 10년만에 다시 '창과 방패'로 만난 이들의 인연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중수부 시절 박 특검과 최 수석은 부패 정치인·공직자나 기업들의 '저승사자'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의 1천억원대 비자금을 밝혀내고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수사 역시 박 특검이 이끄는 이들 '콤비'의 작품이었습니다.


이 시기는 현재 검찰 특수수사를 주도하는 '특수통'들이 대거 포진한 시기이기도 했다. 당시 수사기획관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었고, 이동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비롯해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 구본선 광주지검 차장, 여환섭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등이 한솥밥을 먹었습니다.

특히 당시 박 부장의 최재경 과장에 대한 신뢰는 각별했습니다. 이 시기 대검 중수부는 '거악(巨惡)이 편히 잠들지 못하게 하라'는 모토가 어울리는 강력한 수사력을 토대로 굵직한 여러 건의 대형 수사를 벌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박 특검이 임명될 경우 최 수석과의 관계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박 특검은 이날 임명 직후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의 관계에 관한 질문을 듣자마자 "(최 수석은) 검찰에 같이 근무했던 선후배 관계"라며 "(수사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원칙에 따라 하겠다"고 바로 받아치면서 선을 그었습니다. 강직한 성품에 선이 굵은 박 특검의 평소 스타일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는 아끼는 후배이자 현재 국가정보원 2차장인 최윤수(49·연수원 22기) 전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과의 인연을 묻는 말에도 "그런 우려는 하지 마라. 절대로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니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차장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각별한 사이인 점에서 비롯된 우려 등에 대해 일축한 것입니다.

박 특검은 직무유기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된 우병우(49·연수원 19기) 전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과거 수원지검에서 옆 부에서 같이 근무했다. 수사로 말씀을 드릴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처럼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검 수사에선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박 특검은 칼을 쥔 입장에서 '살아있는 권력' 그 자체를 겨냥하게 됐습니다. 물론 변호인이 선임돼 있지만, 최 수석도 박 대통령의 법률참모로서 온힘을 다해 특검 수사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박 특검 재직 시 중수부에서 일했던 검찰의 한 간부는 "이번 사건은 박 특검에게도 일생일대의 일일 것"이라며 "국민이 다 지켜보는 상황에서 개인적 인연에 따라 일을 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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