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글로벌 레이더 런던] 유가상승 수혜볼 美 실적주 주목
입력 2016-11-30 17:22 
미국 대선 한 달 이후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불확실하지만, 미국 주식을 뒷받침하는 펀더멘털은 견조해 보인다.
길고 힘들었던 미국 대선 캠페인 끝에 도널드 트럼프가 승자로 결정됐다. 양측 캠페인은 대부분 네거티브전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감세·총기 소지·보수적인 종교 관련 의제에 관한 포퓰리즘 메시지에 힘입고 무역협정·불법 이민에 대한 반대 세력까지 결집해 결국은 대선의 승자가 됐다.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 글로벌 주식시장과 유가는 하락했고,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멕시코 페소화는 하락했다. 예상 밖의 선거 결과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였지만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 상황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하면 현상 유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승리를 거두었으므로 부분적으로는 무역전쟁의 위험·과감한 감세·방위 및 인프라 지출 증대·적자 축소와 의료개혁 중 어느 부분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을지를 모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된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 입장에서 의문점은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아니라 미국 선거 이후 장기적 전망이 어떠한가이다. 이런 결과의 핵심에는 불확실성이 놓여 있으며 예상 밖의 선거 결과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이후 불확실성과 시장이 어떠한 이유로 겁을 먹었는지 알아야 시장 움직임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주식시장은 달러 강세와 저유가라는 두 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 두 가지 역풍이 사라지면 2017년에는 미국 실적 테마가 유망해질 가능성이 보인다.
달러 강세는 해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이렇게 높을 때는 다른 수출국에 비해 미국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보인다. 실제로 미국 산업 이익과 달러 강세 사이의 관계는 완벽한 역의 관계를 보인다. 즉 달러가 강세일 때 기업 이익은 감소한다.
미국 주식을 지탱할 두 번째 변화는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유가다. 미국 경제는 석유 생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지 않지만, S&P500 시가총액과 비중의 상당 부분은 에너지 생산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낮은 연료 가격이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이점은 크지 않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있어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은 유가 상승이 S&P500 기업 이익을 어떻게 떠받칠 것인가이다. 유가 상승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오히려 유가 상승의 수혜자다.
올해 자동차 업체들의 기업 이익은 다소 증가했다. 이는 미국 자동차 판매가 고점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또 항공사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상당히 증가했는데, 이는 일부 낮은 연료 가격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항공 화물·물류 부문의 EPS가 그만큼 증가하지는 않은 점을 감안하면, 항공사의 EPS 개선은 다른 업계 이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유의 사용 또는 과잉 생산 관련 수혜가 기대됐던 섹터들의 기업 이익은 그동안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았다. 유가 안정과 원유 생산 기업들의 EPS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
[난디니 라마크리슈난 JP모간자산운용 시장전략가][ⓒ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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