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유아동복, 대륙에서 ‘현지화·고급화’로 승승장구
입력 2016-11-30 15:52 
한세드림 ‘모이몰른’의 중국 하얼빈 췬리완다백화점 매장 모습. [사진제공 = 한세드림]

K뷰티에 이어 한국 유아동복이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면서 K패션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90년대부터 일찌감치 중국 시장을 공략한 이랜드를 필두로 제로투세븐, 한세드림 등은 중국의 ‘바링허우 세대(80년대생)의 소비를 자극하며 성장하고 있다. 소황제라고 불리는 이들은 탄탄한 소비력을 바탕으로 ‘내 자녀에게 최고의 것을 입히겠다며 한국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구매한다.
패션 업계에 따르면 한국 유아동복 브랜드의 성공 비결은 ‘한국 브랜드는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기본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차별화된 디자인, 현지 소비자에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제품 공급, 고급화 전략으로 압축된다.
1994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랜드는 ‘이키즈(E-Kids)라는 아동복 브랜드를 2003년 론칭해 8년 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당시 중국에서 아기자기하고 컬러풀한 디자인의 아동복이 대세였는데 이키즈는 영국 옥스포드를 떠올리게 하는 헤리티지 이미지로 차별화를 꾀했다. 귀족적인 이미지에 매료된 중국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고급 백화점 위주로 입점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내 매장만 467개, 지난해 매출액은 1050억원에 달했다.

이 성공에 힘입어 이랜드는 ‘포인포(Paw in Paw)라는 철저히 중국화된 브랜드를 2006년 론칭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곰 캐릭터를 브랜드 전면에 내세워 처음부터 철저히 중국화한 것이 통했다. 다만 가격은 중국 백화점 브랜드의 평균 가격보다 약 2배 비싼 수준으로 책정해 저렴한 이미지가 되는 것을 피했다. 포인포 역시 지난해 매출액 1200억원을 기록했고, 그룹에서 최초로 연간 당기순이익 200억원(2013년) 기록을 세웠다.
제로투세븐의 유아동복 브랜드 ‘알로앤루는 알록달록한 색상과 캐릭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으로 인기가 상승 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011년 152개였던 매장 수가 올해는 241개로 급증했다.
중국의 전통의상 치파오를 모티브로 한 유아용 전통의상을 내놓는가하면,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을 겨냥해 빨간색을 메인 컬러로 쓰면서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구사했다. 또한 출생, 백일, 돌, 결혼 등 경축일에 유아용품을 선물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중국 시장만을 위한 특별 선물세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방에 끈이 연결돼 있어 아이가 가방을 매면 부모가 끈을 잡고 다니며 미아가 되는 것을 막도록 한 미아방지 배낭도 누적 판매량이 3만5000개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세트 상품은 2013년 처음 선보였는데 매년 20% 이상씩 판매가 성장할 만큼 인기”라면서 미아방지 배낭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에 딱 맞아 떨어졌다” 설명했다.
한세드림의 ‘모이몰른은 후발주자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론칭한 모이몰른은 북유럽 감성을 컨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감각적 디자인과 그래픽 프린트, 기능성 소재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세드림의 또다른 ‘컬리수는 중저가로는 경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철저한 고급화 전략을 쓰고 있다. 2011년 중국 진출 이후 외형적 성장보다는 중국 1성도시의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부유층을 공략하고 있다. 한세드림 관계자는 올해 컬리수와 모이몰른이 중국 120개 매장에서 매출액 2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이랜드 관계자는 중국은 14세 이하 아동 인구가 약 3억명을 넘었다”면서 1자녀 정책 폐지 발표로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중국 유아동복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동복 고객이 성장해 성인 브랜드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동복 사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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