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맛있어진 기아 K7 하이브리드, ‘기름은 쏙, 재미는 쑥’
입력 2016-11-30 15:18 

기아 올뉴 K7 하이브리드가 연료 효율성과 달리는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출격했다.
기아자동차가 29일 공개한 올뉴 K7 하이브리드는 지난 1월 출시된 뒤 현대 그랜저가 장악한 프리미엄 준대형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올뉴 K7의 마지막 라인업이다.
기아차는 올뉴 K7 하이브리드가 디자인, 연비 효율성, 정숙성, 승차감, 주행성능, 공간활용성 등을 모두 향상한 ‘격이 다른 준대형 세단이라고 자랑했다.
올뉴 K7 하이브리드의 디자인은 얼핏 봐서는 1월에 나온 올뉴 K7과 별 차이가 없다. 맹수의 이빨처럼 보이는 음각 타입 세로바 라디에터 그릴과 알파벳 ‘Z 형상의 헤드램프 등 호평을 받고 있는 올뉴 K7의 디자인 정체성을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이다.

범퍼는 좌우로 넓어져 볼륨감을 살렸다. Z 형상의 LED 포지셔닝 램프, 범퍼 라인을 따라 곡선으로 디자인한 LED 포그램프도 적용했다.
옆모습은 날렵한 루프라인과 짧아진 트렁크 리드, 후방으로 갈수록 상향되는 벨트라인, 간결한 캐릭터 라인 등으로 속도감을 강조했다.
뒷모습은 볼륨감을 강화한 범퍼, 헤드램프와 동일한 Z 형상의 제동등, 날씬하고 넓게 디자인한 리어램프 등으로 웅장함을 표현했다.
올뉴 K7과 비교하면 HID 헤드램프보다 자연광에 가깝고 반영구적인 풀 LED 방식을 채택하고, 하이브리드 로고를 뒷면에 부착하고, 계기판에 EV모드를 적용한 게 다른 점이다.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는 4970x1870x1470mm다. 기존 K7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전장은 같고 전폭은 20mm 넓어졌고, 전고는 5mm 낮아졌다. 휠베이스는 2855mm로 10mm 길어졌다.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처럼 2.4MPI 하이브리드 엔진을 달았다. 하이브리드 전용 6속 변속기도 채택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핵심 부품인 고전압 배터리의 경우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과 동일한 중량을 유지하면서도 용량을 기존 5.3Ah에서 23% 개선된 6.5Ah로 향상시켜 모터로만 주행하는 EV모드의 주행거리를 한층 늘렸다.
또 능동부밍제어를 새롭게 적용해 실주행 사용빈도가 높은 저RPM 대의 엔진 소음, 진동을 최소화했다. 능동부밍제어는 저RPM대에서 발생하는 엔진의 진동·소음을 모터의 역(逆)방향 토크를 통해 상쇄하는 기술이다.
친환경 성능도 향상했다. 연비는 16.2km/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구 연비 기준으로는 기존 하이브리드보다 8.8% 좋아졌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7g/km로 기존 모델보다 9g/km을 더 줄였다.
시승코스는 워커힐호텔~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경춘북로~북한강로~동화컬처빌리지로 구성됐다. 편도 36km로 도심·국도·고속도로 구간을 모두 경험할 수 있게 이뤄졌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죽시트가 몸을 안락하게 잡아줬다. 히팅 스티어링휠은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손을 금방 녹여줬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품질이 좋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속도, 속도제한, 진행방향 등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도심에서는 주로 에코 모드, 국도에서는 노말 모드, 고속도로에서는 스포츠 모드로 주행했다. 고속도로에서 2~3km 정도는 크루즈 기능도 사용했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할 때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 수치가 뚝뚝 떨어졌지만 에코·노말 모드와 크루즈 기능을 사용할 때는 꾸준히 올라갔다.
시승을 마친 뒤 측정한 연비는 16.5km/ℓ로 공인 연비보다 좋게 나왔다. 노말 모드를 주로 사용하고 고속도로에서만 잠시 스포츠모드를 선택한 동승자의 시승 연비는 18.8km/ℓ로 나왔다.
연비 향상에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라디에이터 사이에 있는 플립을 조절해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액티브 에어 플랩, 개구부의 면적을 최소화한 하이브리드 전용 공력 휠이 한몫했다.저속에서는 엔진 구동 없이 모터만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소음 없이 정숙했다.
오르막길에서는 엔진구동과 동시에 모터가 힘을 보태 가속 성능이 부족하다는 느낌 없이 올라갔다.
고속도로에서는 달리는 재미를 알아보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높이자 노면에서 소음이 올라왔다. 엔진소리가 작다보니 상대적으로 노면소음이 크게 들리는 것이다. 고속에서는 바람소리에 엔진소리가 사라졌다.
전반적으로 소음·진동 성능은 매우 우수했다. 엔진 소음·진동 소음을 모터의 역(逆) 방향 토크를 통해 상쇄하는 능동부밍제어를 새롭게 적용, 실주행 사용빈도가 높은 저RPM 대의 엔진 소음·진동을 최소화한 게 효과를 발휘했다고 기아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엔진 룸에 흡·차음재를 추가 적용하고 흡음재 일체형 언더커버를 새로 적용한 것도 정숙성 향상에 기여했다.
노말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을 때는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발에 의식적으로 힘을 줘야 힘을 쓰기 시작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가속페달에 살짝만 발을 올려도 치고 나가려는 의지를 보였다. 가속페달을 밟자 발에 준 힘에 비례해 질주했다. 스포츠세단에 버금가는 빠른 응답성을 발휘했다. 튜닝을 통해 초기발진 성능을 개선, 0→20km/h 도달시간을 기존 3.0초에서 2.2초로 단축한 결과다. 하이브리드카만 비교 대상에 놓는다면 달리는 맛은 ‘맛집 수준이다.
제동 성능도 만족스럽다. 속도를 높이다 방향지시등 없이 앞에서 끼어든 트럭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자 살짝 밀리는 감은 있었지만 안정적으로 멈췄다. 차선이탈경고시스템은 민감하게 작동했다.
트렁크 공간은 넉넉했다. 적재 용량은 440ℓ로 골프백을 4배 넣을 수 있다. 배터리 위치를 뒷좌석 뒤쪽에서 시트 바닥쪽으로 옮겨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적재 용량 37ℓ를 더 확보했다.
가격은 3575만~3880만원(개별소비세 감면 후 기준)이다. 프레스티지 트림의 경우 운전석 무릎 에어백,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 등의 안전사양과 스마트 트렁크, 양문형 콘솔 암레스트,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등의 편의사양을 강화했지만 가격은 기존 K7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 트림과 같은 3575만원으로 동결했다.
차량 등록 때 취득세를 최대 140만원을 감면 받고 채권 및 공채 또한 최대 200만원(서울기준)까지 매입 면제받을 수 있다. 공영주차장 주차비용은 50% 할인받고 혼잡통행료는 면제받는다.
3090만원에 판매되는 가솔린 프레스티지 트림의 경우 취득세 197만원, 공채할인 28만원(서울 기준, 할인율 5% 적용)을 더하면 구매과정에서 3315만원을 지불하게 된다.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의 경우 차량가 3575만원에 취득세 87만원, 공채할인 23만원 적용하면 실 구매가격은 3685만원이다.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가 가솔린 프레스티지보다 370만원 비싸다. 그러나 유지비를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가 유리하다. 연간 3만km를 달릴 때 주유비(1428원/ℓ 기준)는 가솔린 프레스티지가 386만원,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가 264만원으로 122만원 차이난다. 3년이면 구매비용 격차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밖에 배터리 평생보증, 하이브리드 전용부품 10년 20만km 보증, 중고차 최대 3년 62% 잔가보장, 차종교환 프로그램 등 보장서비스를 제공받아 유지비를 더욱 아낄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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