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순실 국정조사’ 앞둔 대기업 총수들 초비상
입력 2016-11-30 15:11  | 수정 2016-12-01 15:38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주요 대기업 총수 9명이 다음달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국정조사 증인 명단에 오르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청문회엔 국내 10대 그룹 중 8개 그룹 총수 등 9명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증인으로 채택된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다.
지금까지 특정 사안에 대해 기업 총수들이 개별적으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선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한꺼번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에 증인으로 나오는 대기업 총수 중 국정감사나 국정조사 청문회 경험이 있는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2명뿐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형제간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불거진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해명하기 위해 10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불려나왔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과정과 관련해 지난달 국감에 출석했다.

이 외에 국감이나 청문회는 아니지만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011년 8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주최의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공청회에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나온 적이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같은 자리에 나왔다.
총수 대부분이 공개석상에서 심문을 당해 본 경험이 없는 데다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날선 비판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것을 해당 기업 관계자들은 가장 우려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국정조사에서 거론될 만한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특히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사장도 증인으로 추가 채택된 상태다. 삼성은 최씨 딸 정유라에 총 78억원을 지원했고 최씨를 통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국정조사에서 최씨 측의 강압에 의해 지원한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합병 등과 관련한 의혹에는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LG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등도 총수를 대상으로 리허설을 준비하거나 예상 답변을 만들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대차그룹과 CJ그룹은 총수들이 70대 후반의 고령이라는 점에서 이번 국정조사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38년생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79세로 역대 청문회 증인으로는 최고령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77)은 지난 7월 폐암 수술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여든에 가까운 총수들은 하루 종일 증인석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국정조사에서 국회 국정조사위원회는 총수들과 박 대통령의 독대자리에서 오간 대화 내용, 민원·특혜 등 부정한 청탁이 오갔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씨에게 51억원을 직접 건넨 의혹을 받는 삼성과 추가로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송금했다가 돌려받은 롯데에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씨 측근인 차은택 씨 회사에 광고를 몰아주고 정씨의 친구 아버지 회사에 일감을 준 현대자동차의 답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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